[창간기획] ‘불펜 보강’ 한화·롯데 전력 업! 가을야구 다크호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24일 05시 45분


NC 박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NC 박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프로야구선수·해설위원 60인 설문…2016 프로야구 판도는?

정우람·심수창 등 불펜투수 가세
한화, 가을야구 넘어 우승권 가능

롯데도 손승락·윤길현 합류 큰 힘
선발투수 제역할 한다면 다크호스

박병호·밴 헤켄·손승락·유한준 등
넥센 핵심전력 대거 이탈 꼴찌 후보


스포츠동아가 창간 8주년과 KBO리그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프로야구선수 50명(구단별 5명씩)과 해설위원 10명 등 총 60명에게 올 시즌 판도를 물어본 결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NC가 꼽혔고, 가장 유력한 꼴찌 후보는 넥센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지난해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팀들 중 한화와 롯데가 올해는 5강에 진입할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팀들 중에선 넥센과 SK가 올해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할 위험성이 높은 팀으로 분류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왜 이런 전망을 했을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NC

선수와 해설위원 60명에게 물어보니 역시 NC가 우승에 가장 가까운 팀으로 분석됐다. 총 40표를 얻어 66.7%의 득표율을 자랑했다. 3명 중 2명은 NC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내다봤다. 좀더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소속팀을 선택한 투표는 무효표로 처리한 결과, NC의 우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총 36표 중 29표를 받아 지지율이 80.6%에 이르렀다. 소속팀을 찍지 못하게 하면 5명 중 4명꼴로 NC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해설위원 10명(스카이스포츠 김진욱 해설위원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며 2표를 행사)에게 물어본 결과, NC는 11표 중 7표를 얻었다. 선수나 해설위원이나 보는 눈은 비슷했다. 어떤 식으로 보든 압도적 결과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부담을 느낀 선수들은 대부분 익명을 요구해 냉정한 평가를 내려야 하는 해설위원들의 설명을 들어봤다. 이효봉 해설위원(스카이스포츠)은 “NC는 최근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냈고, 전력도 강해진 부분이 많아 우승에 도전해볼 시기다. 걱정스러운 요소가 적다”고 평가했다. 정민철 해설위원(MBC스포츠+)도 “변수와 리스크가 가장 적은 팀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석민 영입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상대적으로 지난해 상위팀들의 전력이 떨어진 점도 NC의 선두독주를 예상하는 이유다. 민훈기 해설위원(SPOTV)은 “상대적으로 다른 상위권 팀들의 전력이 떨어졌다”고 진단했고, 최원호 해설위원(SBS스포츠) 역시 “NC가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삼성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팀인 삼성은 74홈런 253타점을 합작한 박석민, 야마이코 나바로(지바롯데)가 빠져나갔다. 여기에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임창용은 방출됐고, 윤성환과 안지만 역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어수선하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도 김현수(볼티모어)의 공백으로 전력누수가 생겼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삼성을 위협하다 아쉽게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NC로선 올 시즌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는 환경이라는 뜻이다.

NC에 이어 한화는 총 6표를 얻어 두 번째로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지목됐다. 소속팀을 제외한 투표에서도 4표를 얻어 두산(3표)을 따돌리고 NC의 뒤를 이었다. 안치용 해설위원(KBSN스포츠)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은 NC, 한국시리즈 우승은 한화”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화 정우람-한화 심수창-롯데 손승락-롯데 윤길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한화 이글스·스포츠동아DB
한화 정우람-한화 심수창-롯데 손승락-롯데 윤길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한화 이글스·스포츠동아DB

지난해 하위팀 중 5강 다크호스는 한화, 롯데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하위 5개 팀을 대상으로 ‘올해 5강에 진입할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을 물은 결과 한화(40표)와 롯데(36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화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선수층이 두꺼워졌다는 점이었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한화는 정우람, 심수창 등이 가세했는데, 선발야구가 아닌 불펜야구에 중점을 두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상 둘의 불펜 가세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이효봉 해설위원은 “한화는 충분히 가을야구에 진출한다고 보고, 우승권도 도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들의 예상대로라면 한화는 2007년 이후 9년 만에 가을잔치 무대에 서게 된다.

2012년 이후 4년 만에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 역시 불펜 강화가 돌풍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 꼽혔다. 김선우 해설위원(MBC스포츠+)은 “손승락과 윤길현이 합류한 불펜진이 상당히 좋아져 선발이 5회까지 싸움을 해준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고, 이효봉 해설위원은 “롯데는 뒤가 문제였는데 완전히 바뀌었다. 선발과 공격력은 원래 괜찮았다”고 불펜 강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어 kt(12표), KIA(10표), LG(9표)의 순으로 돌풍을 기대했다. 김진욱 해설위원은 “kt가 전력을 보강하고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제 어느 팀도 싸움이 쉽지 않은 팀으로 변모했다”며 “대박 아니면 쪽박일 두 팀은 롯데와 LG”라고 덧붙였다. 한화와 LG를 다크호스로 꼽은 민훈기 해설위원은 특히 LG에 대해 “새로 영입할 외국인투수 1명이 변수인데, 좋은 투수를 데려오면 5강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KIA는 해설위원들이 외면했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꽤 많은 표를 얻었다. KIA를 선택한 선수들은 대부분 “선발진이 최고 수준이라 돌풍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강 중 가을야구가 위험한 팀은 넥센, SK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치른 5강 중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 보이는 팀을 꼽자면 어디일까. 복수로 답변을 받은 결과 넥센(54표)과 SK(33표)가 가장 위험한 팀으로 지목됐다. 넥센은 에이스 앤디 밴 헤켄(세이부), 마무리투수 손승락(롯데), 중심타자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이 나갔고, 남아 있는 마운드의 핵심 인물인 한현희와 조상우도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넥센에 대해선 공통적으로 “한꺼번에 전력이 너무 빠졌다”고 입을 모았다.

SK 또한 핵심전력들이 대거 이탈했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김강민과 최정이 건강하게 시즌을 시작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불펜의 핵인 정우람과 윤길현에다 포수 정상호(LG)까지 3명이 빠진 게 큰 것 같다. 지난해 투수력으로 가을야구 막차를 탄 팀인데, 특히 마운드가 좀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5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도 11표를 받아 눈길을 모았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주축 투수 2명(윤성환·안지만)의 거취에 따라 위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두산이 8표를 받았고, NC를 지목한 선수도 1명 있었다.


● 가장 유력한 꼴찌 후보는 넥센

꼴찌에 대해선 해설위원들에게만 물었다. 그 중 7명이 넥센을 찍었고, 3명은 kt를 지목했다. 꼴찌로 꼽은 이유를 설명할 때 해설위원들도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A 해설위원은 넥센을 가장 유력한 최하위 후보로 평가하면서 “넥센의 전력은 다른 9개 팀과 격차가 상당히 날 것”이라며 “솔직히 올해 넥센보다 못하는 팀이 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B 해설위원은 “객관적 전력만 놓고 보면 넥센이 떨어져 보이지만, 넥센은 최근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험과 저력이 있는 팀”이라며 꼴찌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B 해설위원은 kt를 최하위 후보로 평가했다. 그는 “kt가 많이 강해지고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냉정히 봤을 때 투수 쪽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 해설위원은 “kt는 지난해처럼 초반부터 어려운 레이스를 펼치지는 않겠지만, 포수 자리도 그렇고 마무리 자리도 완벽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외국인투수 3명도 어떨지 지켜봐야 하고, 4∼5선발을 맡는 국내투수들은 아직 성장단계다”며 여전히 불안한 전력임을 강조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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