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리버풀 리포트] 취재진만 300여명·빈좌석 ‘0’…‘레즈더비’, 상상 이상의 뜨거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4일 05시 45분


리버풀-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이 열린 11일(한국시간) 리버풀 안필드는 경기 내내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경기장의 유명한 ‘더 콥’ 스탠드에서 홈팀의 선전을 바라는 리버풀 팬들의 응원이 장관을 이뤘다. 스포츠동아DB
리버풀-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이 열린 11일(한국시간) 리버풀 안필드는 경기 내내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경기장의 유명한 ‘더 콥’ 스탠드에서 홈팀의 선전을 바라는 리버풀 팬들의 응원이 장관을 이뤘다. 스포츠동아DB
잉글랜드축구 전통의 명가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오랜 라이벌이다. 아니 ‘라이벌’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다. 결코 공존할 수 없는 두 팀의 격돌은 클럽 상징 컬러(붉은 색)에 빗대 ‘레즈(Reds) 더비’로 불리는데, 항상 뜨겁고 치열하다.

100년 넘게 앙숙관계를 형성해온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유럽무대에서 드디어 만났다.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전. 역대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잉글랜드 팀들이 만난 적은 종종 있으나 레즈 더비는 처음이다. 스포츠동아는 5일(한국시간)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2-2 무승부로 끝난 토트넘-아스널의 ‘북런던 더비’에 이어 또 다른 ‘역대급 더비’로 11일 리버풀 안필드에서 벌어진 양 팀의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 현장을 찾았다.

● 모든 축구의 어머니 ‘레즈 더비’

리버풀 위르겐 클롭(독일) 감독은 결전을 앞두고 “레즈 더비는 모든 축구의 어머니 같은 경기”라고 말했다. 과거 도르트문트(독일)를 이끌고 바이에른 뮌헨과 수차례 ‘데어 클라시커’를 치러온 클롭 감독이기에 관심은 더욱 컸다. 이전까지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4차례 만났다. 수치가 제각각이지만 대부분의 매체들이 ‘숫자 194’에 무게를 싣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앞섰다. 79번 이겼고, 51번 비겼다. 리버풀 승리는 64회.

최근의 기류도 원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쪽이 좋았다. 특히 루이스 판 할(네덜란드) 감독이 부임한 이후 리버풀에 4연승을 거두고 있었다. 가장 최근인 1월 안필드에서 열린 리그 격돌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클롭 감독과의 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만약 판 할 감독이 리버풀에 5연승을 한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령탑으로선 최초였다. 판 할 감독은 “역사는 반복된다. 리버풀은 쫓기고 있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그러나 리버풀에도 믿을 구석이 있었다. ‘유럽무대 DNA’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그와 FA컵 우승컵을 각각 20회, 11회 들어올려 리버풀(18회·7회)을 앞섰으나 유럽클럽대항전 타이틀은 리버풀(8회)이 우위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4회. “상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정은 없다”던 클롭 감독의 바람이 통했다. 완벽한 경기력과 깔끔한 전략은 스터리지(전반 20분)와 피르미누(후반 28분)의 연속골로 이어졌다. 리버풀의 2-0 쾌승이었다. 역사의 반복도, 기록도 없었다.

영국만이 아닌, 세계의 관심사

소문난 잔칫상에 지구촌 미디어의 이목이 쏠렸다. UEFA 담당자가 확인한 이날 안필드를 찾은 취재진은 300여명(TV 중계진 포함). 그 중 영국 기자들은 120여명이고, 독일·네덜란드·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덴마크 등 유럽, 미국·브라질·멕시코·중국 등 제3국 기자들도 많았다. 그만큼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장외 열기도 대단했다. 빈 좌석은 없었다. 리버풀의 대표 응원가 “You Will Never Walk Alone”이 우렁차게 메아리치자, 영국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인 맨체스터에서 온 원정팬들의 함성은 차츰 잦아들었다.

다양한 제스처로 한껏 기쁨을 만끽한 클롭 감독이 “유로파리그도 다양하고 위대한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며 의지를 다진 반면, 이미 영국 언론과 등진 판 할 감독은 또 한 번 기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화려한 시대를 일군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의 딱딱한 표정이 묘한 오버랩을 이뤘다. 두 팀의 16강 2차전은 18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안방 올드트래포드로 옮겨 펼쳐진다.

리버풀(영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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