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축구 굴기’…세계 축구계에 ‘파워시프트’ 닥치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4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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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축구 부흥 정책에 프로축구 구단들이 세계 유명 선수 영입으로 화답하고 있다. 잇따른 영입 성공에 중국 축구구단들은 세계 축구선수 스카우트 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3일 “세계 축구계에 ‘파워시프트(권력 이동)’가 불어 닥치고 있다”고 표현했다.

‘광저우(廣州) 에버그란데 타오바오’ 구단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잭슨 마르티네스(29·콜롬비아·사진)를 4년 계약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콜롬비아 국가대표 선수이기도 한 마르티네스의 이적료는 4200만 유로(약 557억 원)에 이른다. 중국 슈퍼리그(중국 1부) 이적료 사상 최고액이다.

광저우 구단은 2010년 브라질리그 최우수 선수인 다리오 콩카와 월드컵 우승 경력을 지닌 이탈리아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영입해 ‘중국의 맨체스터 시티’ 구단으로도 불린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인 알리바바는 2014년 이 구단의 지분 절반을 1억9200만 달러에 사들였다.
다른 중국 축구구단들도 ‘유명 선수 스카우트전’에 뛰어들고 있다. ‘허베이(河北)’ 구단은 지난달 26일 1800만 유로를 투자해 AS로마(이탈리아) 공격수 제르비뉴(29·코트디부아르)를 영입했다. 하루 뒤에는 장쑤 쑤닝(江蘇 蘇寧)이 첼시(잉글랜드) 미드필더 하미리스(29·브라질)를 2800만 유로에 데려왔다. 상하이(上海) 선화는 지난달 28일 1300만 유로를 투자해 인터밀란(이탈리아) 미드필더 프레디 구아린(30·콜롬비아)을 영입했다. 중국은 이번 겨울 이적(移籍) 시장에서 축구 종주국인 영국은 물론 이탈리아 독일 등을 제치고 가장 많은 돈을 선수 스카우트에 쏟아 붓고 있다.

중국의 축구 열기는 ‘추미(球迷·축구광)’로 불리는 시 주석의 남다른 축구 사랑이 기폭제가 됐다. 시 주석은 ‘월드컵 본선 진출, 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이라는 3가지 축구 굴기의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영국을 방문했을 때는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와 ‘멘체스터 시티’ 구단의 전용구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중화민족 부흥의 중국의 꿈(中國夢)은 체육 강국의 꿈과 통한다”며 국가 차원의 ‘축구 개혁 종합방안’까지 내놨다. 여기에는 축구를 초중등 과정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2017년까지 2만 여개의 ‘축구 특색학교’도 세우며 ‘축구선수 10만 명 양성’과 10년 내에 수백 개 축구 전용구장 건설이 포함돼 있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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