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0순위 강소휘, 상보다 중요한 과제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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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분위기를 들었다 놨다 했어요.”

19일 흥국생명과의 경기가 끝난 뒤 서울 장충체육관 라커룸에 들어선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의 강소휘(19)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듀스 상황에서 범실을 저지르며 팀을 위기에 빠뜨렸던 순간이 다시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내 표정을 바꾸고 “앞으로는 (팀 분위기를) 들기만 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슈퍼 루키로 불리는 강소휘의 패기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강소휘는 올 시즌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힌다. 강소휘는 20일 현재 총 18경기 56세트에 출전해 98점을 득점했다. 경쟁자로 꼽히는 이한비(흥국생명), 이지수(KGC인삼공사) 등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강소휘는 정작 “아무 생각 없다”며 “그냥 주면 주는 대로(받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에게 상보다 더 중요한 눈앞의 과제는 주전 확보다.

여전히 강소휘는 코트 안 보다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그는 “주전만 하던 중고교 시절과는 달리 프로에서는 교체 선수로 투입되다보니 코트에 들어가서도 기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지금의 경험이 나중에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코트에서는 플레이를 하기 급급한데, 코트 밖에서는 다른 선수의 모습도 볼 수 있어 큰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레프트 공격수로 신장(180㎝)이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공격력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칼텍스의 이선구 감독은 “나이에 비해 집중력이 뛰어나고 또 효과적인 공격 방법을 연구할 줄 아는 선수”라고 말했다. 스파이크 서브도 수준급으로 세트 당 0.23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서브 부문 10위에 올라있다. 그는 “시즌 초반 실수를 줄이려 했더니 득점이 안 났다”며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밀어 때리는 게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트에서는 날카로운 눈매와 괴성을 지르는 ‘여전사’지만 코트 밖에서는 영락없는 여고생. 다음달 고등학교(원곡고) 졸업을 앞둔 그는 “아침에 일어났더니 오른쪽 눈에 다래끼가 났다”며 “얼굴이 이상하게 나오지 않게 (사진을)잘 찍어 달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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