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과 치열하게 3위를 다투고 있는 두산이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 1승이 가장 간절한 시점에 하필이면 경기 초반 선발투수가 강제로 교체되는 돌발 상황이 닥쳤다.
두산 선발 앤서니 스와잭은 30일 잠실 NC전에서 0-1로 뒤진 2회초 무사 1루 손시헌 타석 때 초구로 몸쪽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공이 높게 형성되면서 손시헌의 헬멧 챙 부분을 스쳐 지나갔다. 이민호 구심은 즉시 몸에 맞는 볼로 판정했고, 김풍기 3루심과 상의한 끝에 일명 ‘헤드샷’으로 인한 퇴장을 선언했다.
KBO리그는 지난 시즌부터 ‘주심은 투구(직구)가 타자의 머리 쪽으로 날아왔을 때 맞지 않더라도 1차로 경고하고 맞았거나 스쳤을 때에는 고의 여부와 상관없이 투수를 퇴장 조치한다’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는 없는, 한국만의 로컬 룰이다. 올 시즌 중반부터 한국에서 뛰고 있는 스와잭에게는 난생 처음 겪는 사건일 수밖에. 이 때문에 한용덕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상황을 설명했고, 결국 스와잭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헤드샷 퇴장은 올 시즌 7번째고, 두산 투수 중에선 처음이다.
갑작스럽게 선발투수가 강판되면서 두산은 황급히 이현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이현호는 2사 후 김태군에게 중전적시타를 맞고 스와잭이 남긴 주자 2명 모두에게 홈을 허용했다. 스와잭의 최종 성적은 1이닝 3실점. 두산 마운드는 이후에도 NC 타선의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대량실점을 했다. 갈 길이 바쁜 상황에서 뜻밖의 복병을 만난 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