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송, 44번째 대회만에 ‘생애 첫 우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24일 05시 45분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하민송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하민송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MBN여자오픈 19언더 269타

“지난 6월 한경레이디스컵 1타차 준우승
막판 긴장하지 않으려고 이 악물었어요”


“긴장하지 않고 나만의 경기를 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우승 문턱에서의 좌절. 반복되면 지독한 징크스가 되고, 넘어서면 챔피언이라는 영광을 얻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년차 하민송(19·롯데)은 6월 비씨카드 한경레이디스컵 최종라운드를 1타차 선두로 출발하며 생애 첫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챔피언조에서의 플레이 경험이 없던 하민송은 통산 7승 기록을 보유한 장하나(23·비씨카드)와의 경합이 주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하민송은 “퍼트를 하는데 떨릴 정도로 긴장을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2개와 버디 1개로 73타를 치며 1타차로 장하나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기회는 두 달여 만에 다시 찾아왔다. 하민송은 23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앤리조트(파72·6672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보그너 MBN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최종라운드에서 4타차 선두로 출발하며 우승에 도전했다. 이번 역시 챔피언조 상대는 부담스러웠다. 시즌 5승에 도전하는 올 시즌의 절대 강자 전인지(21·하이트진로), 투어 13년차의 노련한 홍진주(32·대방건설)와 한 조에서 플레이했다.

뼈아픈 준우승 경험은 약이 됐다. 이번에는 떨지 않았다. 4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하민송은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쳤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5,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2위와 6타까지 타수를 벌렸다. 하지만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7번홀(파3)에서 티샷을 숲으로 보내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하민송은 “7번홀에서 실수를 하며 ‘아 또 시작인가’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함께 라운드한 선배들이 편안하게 대해줘 다시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반을 이븐파로 마치며 숨고르기를 한 하민송은 후반에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배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 12번홀 버디에 이어 13번홀에서는 두 번째 웨지샷을 홀 30cm에 붙이며 버디를 잡아냈고, 15번홀에서는 5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하민송이 흔들리지 않자 함께 플레이한 경쟁자들이 무너졌다. 시즌 5승에 도전하던 전인지는 전반에 1타를 줄이며 추격했지만, 후반에 1타를 잃으며 공동 4위(12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홍진주 역시 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추격에 실패, 공동 2위(13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

KLPGA 2년차 하민송은 23일 끝난 보그너 MBN여자오픈에서 상대를 의식하지 않은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확정 후 동료들의 맥주세례를 받고 있는 하민송. 사진제공|KLPGA
KLPGA 2년차 하민송은 23일 끝난 보그너 MBN여자오픈에서 상대를 의식하지 않은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확정 후 동료들의 맥주세례를 받고 있는 하민송. 사진제공|KLPGA

이후 남은 홀에서 파세이브를 지켜낸 하민송은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데뷔 44번째 대회 만에 거둔 값진 우승이다. 이로써 올 시즌 KLPGA투어는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22·넵스)에 이어 두 번째 생애 첫 우승자를 배출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추가한 하민송은 상금랭킹도 26위에서 10위(2억2120만9077원)로 끌어올렸다.

하민송은 “일단 고대하던 1승을 했으니 승수를 더 채워가면서 투어생활을 오래 열심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