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창단 후 첫 KOVO컵 정상 김상우 감독 “우린 지금부터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3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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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저를 믿고 지원해 줄 수 있는 팀에서 감독을 해 보고 싶어요. 혼신의 힘을 다해 보답할 겁니다.”

2011년 9월 김상우 감독(42)이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사령탑에서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3년 7개월 만에 프로배구 우리카드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자신의 말을 지켰다. 팀을 창단 후 첫 KOVO컵 정상에 오르게 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보답’한 것.

23일 만난 그는 “우승으로 선수들이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우리카드는 V리그에서 단 3승만 올리며 패배의식에 젖어 있었다. 그는 “올해부터 구단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줘 선수들이 ‘훈련할 맛이 난다’고 말한다. 나는 선수들에게 적절한 동기부여를 줬고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줬다”고 말했다.

4년 전의 쓰라린 실패에 대해 그는 “당시에는 너무 자신감이 앞섰다. 내가 잘하면 선수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믿었다. 강하게 선수들을 밀어 붙였고 그들도 잘 따라 올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욕심이었다. 그때보다 자신감은 솔직히 떨어진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잘 할 수 있을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4년간의 해설위원 생활에 대해서는 “일단 경기를 많이 볼 수 있었고 각 팀 감독들의 작전지시나 대처 능력을 가까이서 보며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함께 삼성화재 출신이다. 그는 “다들 팀에서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이다. 김세진 감독과 많이 비교하는데 비교 자체가 나에게는 영광이다. 난 아직 감독으로서 이룬 것도 인지도도 별로 없다. 앞으로 비교대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며 웃었다.

KOVO컵에서 우승했지만 우리카드의 전력은 여전히 하위권이다. 김 감독은 “우리카드가 나처럼 독한 사람에게 감독직을 맡긴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3년 동안 삼성화재 같은 명문 팀까지는 아닐 지라도 도약할 수 있는 단단한 초석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길에서 그를 알아본 한 팬이 “우리카드가 전과 달리 끈끈해 진 것 같아요. 우승 축하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작입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의 우리카드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용인=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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