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임준혁 ‘포수출신 투수들의 희망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9일 05시 45분


김재윤-임준혁(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김재윤-임준혁(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김재윤, 150km대 강속구로 kt 불펜의 핵
스윙맨 임준혁 벌써 5승…선발로 합격점
변신 원조 황두성 “근육 개조작업 잘하길”

이승엽(39·삼성), 이대호(33·소프트뱅크) 등 투수가 야수로 전향해 성공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야수가 투수로 전향해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역대 사례를 보면 포수의 투수 전향은 더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올 시즌 포수 출신의 투수 2명이 한꺼번에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쓰고 있어 주목된다. kt 김재윤(25)과 KIA 임준혁(31)이다.

● ‘포수 출신 투수’ 김재윤-임준혁의 성공


김재윤은 사연 많은 포수 출신이다. 미국 애리조나 마이너리그에서 방출돼 현역으로 군복무를 한 그는 2015신인드래프트에서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조범현 감독의 권유로 올해 초 투수로 전향했다. 시속 150km대 강속구로 무장한 그는 5월 중순 1군에 올라오자마자 불펜의 핵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7일까지 18경기에서 1승1패4홀드, 방어율 2.45. 아직 직구 위주의 피칭이지만, 22이닝을 던지면서 무려 30개의 삼진을 잡아낼 만큼 위력적인 공을 뿌린다.

임준혁도 최근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다. 7일 목동 넥센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1실점(비자책점)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임준혁이 선발등판한 1일 광주 한화전 승리 후 4연패에 빠졌다가 다시 임준혁이 선발등판한 이날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임준혁은 시즌 5승째(1패1홀드)를 수확했다. 2003년 KIA에 포수로 입단한 뒤 이듬해부터 투수로 변신한 그는 12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빛을 보는 듯하다.

● 포수에서 투수 변신 원조, 황두성의 조언


그동안 KBO리그에서 포수가 투수로 전향해 그나마 성공한 사례는 사실상 황두성(39·삼성 2군 트레이닝코치)이 유일했다. 1997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한 그는 1999년 후반 투수로 전향했지만, 해태와 현대로 이적하면서 오랫동안 무명으로 지냈다. 그러다 2005년 60경기에 등판해 11승9패1세이브7홀드, 방어율 3.29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1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통산 36승33패19세이브16홀드, 방어율 3.94의 성적을 남겼다.

그렇다면 왜 포수 출신은 투수로 성공하기 어려울까. 황 코치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크게 2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포수와 투수는 공을 던지는 근육부터 달라 개조작업에 시간이 걸린다. 포수는 짧고 빠르게 던지지만, 투수는 온 몸을 이용해 큰 폼으로 던진다”고 설명했다. 멘탈 문제도 언급했다. “포수는 투수를 도와주는 포지션이지만, 투수는 사실상 혼자 싸워야 하는 외로운 포지션이라 정신적으로 강해져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황 코치는 “김재윤과 임준혁이 포수 출신이라 아무래도 눈길이 간다. 임준혁은 고생했는데 잘했으면 좋겠다”며 “특히 김재윤은 안 쓰던 근육을 쓰고 있기 때문에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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