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대표팀 주장 조소현(27·현대제철)이 2003미국월드컵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조소현은 2015캐나다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브라질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9일(한국시간) 몬트리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장 입성 소감에 대해 “특별함보다 괜찮은 것 같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월드컵 무대에서 여자대표팀의 사상 첫 승을 향한 투지만큼은 뜨거움을 내비쳤다. 특히 첫 상대가 12년 전의 아픔을 되돌려줘야 하는 브라질이라 더욱 그런 듯했다.
한국은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던 2003년 미국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지금도 브라질의 핵심 공격수로 꼽히는 ‘여자 펠레’ 마르타(29)가 12년 전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한국은 B조(브라질·프랑스·노르웨이)에서 3전패로 일찌감치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실패의 아픔은 그때까지다. 12년이 흐른 지금, 브라질에만 좋았던 기억을 지워야 할 때다. 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브라질의 마르타는 이번 대회에서도 미국월드컵 때와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와 대해 조소현은 “마르타에게는 좋은 기억일 수 있겠지만”이라며 2번의 실패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마르타가 득점과 도움을 하지 못하도록 대표팀에서 내가 맡은 역할에 노력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그 선수들을 상대로 꼭 이기고 싶다”며 굳은 결의를 과시했다.
무엇보다 지난달 31일 강호 미국과의 친선경기를 0-0 무승부로 마친 것이 브라질전을 앞둔 우리 여자대표팀의 분위기와 자신감을 더욱 끌어올린 요소가 됐음도 알렸다. 조소현은 “미국전을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며 “준비한 만큼 잘 돼 있다. 목표가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브라질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골”이라며 다시 한번 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