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대결 원하는 메이웨더, 빈말이냐 참말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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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립서비스일 수 있지만 세기의 대결 2 가능성 커” 전망
어깨부상 숨기고 대결한 파키아오… 수술 회복 속도-징계수위가 변수
성사돼도 2016년이후에나 가능

“파키아오가 수술을 하고 난 뒤 1년 안에 그와 싸울 수 있다.”

3일 매니 파키아오(37·필리핀)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미국)가 재대결 가능성을 밝혔다. 3일 경기가 끝난 뒤 “9월에 한 차례 경기를 더 치른 뒤 은퇴할 계획”이라고 했던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인 ESPN은 6일 메이웨더가 한 기자에게 “파키아오의 몸이 괜찮으면 재대결을 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오른쪽 어깨 근육 부상을 숨기고 경기에 나섰던 파키아오는 현재 수술을 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에 대해 미국 현지 언론들은 메이웨더의 단순한 ‘립서비스’일 수 있지만 ‘세기의 대결 2’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머니(돈)’라는 별명을 지닌 메이웨더가 파키아오와의 재경기에서 벌어들일 천문학적 수입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드라마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도 파키아오의 재활 기간을 8개월로 예상하면서 2016년 재대결 가능성을 점쳤다. 스포츠 채널 NESN은 “메이웨더는 은퇴 이후 광고나 후원 계약이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파키아오와의 재대결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첫 대결에서 몸을 사린 ‘졸전’으로 많은 비난을 받은 두 선수가 재대결을 펼치더라도 예전만큼 많은 수입을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48전 전승 중인 메이웨더가 9월 예정된 경기에서 로키 마르시아노가 갖고 있는 역대 최다인 49전 전승 기록을 세운 뒤 50번째 경기를 파키아오와의 재대결로 추진한다면 열기는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키아오가 부상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 또 부상을 숨기고 대결에 나선 파키아오에게 경기를 관할한 미국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NAC)가 어떤 징계를 내릴지가 현재로서는 변수다. 게다가 두 선수는 경기 후 복잡한 소송전에 휘말려 재대결 추진에 앞서 신경 쓸 일이 많아졌다. 파키아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복싱팬 2명으로부터 입장권과 시청권을 구매한 팬들을 기만했다는 이유로 500만 달러(약 54억35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메이웨더도 자신의 두 아들과 한 명의 딸을 낳은 전 여자친구 조시 해리스로부터 2000만 달러(약 216억24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두 선수의 재대결 의지도 중요한데 전 WBA 주니어페더급 챔피언 홍수환 씨는 “첫 대결에서 이긴 선수는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상대를 제압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진 선수는 잔인한 복수심을 드러내야 하는데 두 선수에게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재대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메이웨더#파키아오#복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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