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4할 타자의 ‘이유있는 3할 목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1일 05시 45분


유일하게 4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두산 민병헌은 작년 광풍처럼 불었던 ‘타고투저’ 현상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 시즌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투수들의 기량 상승과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그리고 144경기에 대한 타자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스포츠동아DB
유일하게 4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두산 민병헌은 작년 광풍처럼 불었던 ‘타고투저’ 현상이 잦아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 시즌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투수들의 기량 상승과 넓어진 스트라이크존, 그리고 144경기에 대한 타자들의 체력적인 부담을 이유로 들었다. 스포츠동아DB
■ 4할 민병헌의 ‘타고투저’ 체감적 변화

1. 외국인 선발투수의 수준이 높아졌다
2. 위쪽 스트라이크존 공략이 많아졌다
3. 144경기 체력전…타율관리 불리하다
“올해 3할 타자 줄고, 리그 타율 하락할 것”

두산 민병헌(28)은 시즌 초반이지만 유일하게 4할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30일까지 19경기에서 68타수 28안타(타율 0.412) 4홈런 20타점 15득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30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그가 밝힌 시즌 목표 타율은 “3할”이었다. 그리고 “3할3푼만 쳐도 대만족”이라고 덧붙였다. 이유가 있었다. 민병헌은 지난해 KBO리그에 광풍처럼 불었던 ‘타고투저’ 바람이 올해는 잦아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 용병 선발투수들의 클래스가 다르다!

민병헌은 “몇 명 빼고 거의 대부분의 외국인 선발투수들을 상대해봤다. 롯데 린드블럼과 레일리, SK 켈리 등 지난해와 비교해 외국인투수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매우 높아졌다. 삼성 피가로와 클로이드도 괜찮다고 들었다. 기존의 밴 헤켄(넥센)과 니퍼트(두산) 등도 있기 때문에 각 팀의 최소 1·2선발은 매우 뛰어난 공을 던지고 있다”며 “개인적인 예상이지만 올해 3할 타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줄어들고, 리그 전체의 타율도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병헌의 예상은 현재까지 적중하고 있다. 지난해 팀당 최다 2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3할 타자는 31명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27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KBO리그의 전체 타율은 0.289였지만, 현재 팀 타율이 2할8푼 이상인 팀은 넥센과 두산뿐이다. 제10구단 kt의 외국인투수 3명이 기대이하의 투구를 하고 있음에도 전반적인 타율 하락 현상은 뚜렷하다.

● 엄격한 스트라이크 적용이 초래한 변화

민병헌은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대한 판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점도 리그 타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윤성환(삼성) 정도의 제구력이 없으면 투수들이 쉽게 던질 수 없는 곳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투수들이 늘고 있다. 민병헌은 “경기 중 1∼2번만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가 잡히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투수들이 점점 더 많이 던지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는 실투로 이어져 장타를 허용할 위험도 있지만, 컨트롤이 된다면 타자의 시선을 크게 흔들어놓을 수 있다. 두 눈이 상하가 아니라 좌우로 배치돼 있기에 신체 구조적으로 높낮이가 큰 투구가 투수에게는 유리하다.

● 팀당 144경기의 체력 부담도 크다!

팀당 128경기를 치른 지난 시즌 3할 타자는 최종적으로 총 36명이었고, 2할9푼대 타자가 7명 있었다. 시즌 초반보다 오히려 늘어난 숫자였다. 올해 팀당 경기수는 사상 최다인 144경기다. 홈런, 최다안타, 도루, 다승, 세이브 등 누적기록에는 분명 유리한 시즌이다. 그러나 관리의 영역인 타율은 다를 수 있다. 민병헌은 “144경기 시즌은 매일 매일 경기에 나가야 하는 스타팅멤버 야수에게 타율적인 측면에선 결코 유리한 환경이 아니다. 체력적인 측면에서 야수가 더 불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긴 시즌에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3할도 정말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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