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송승준, 지난 겨울 설움이 약 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8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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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3선발 임무 완수’ 롯데 투수진 맏형의 선전
비시즌 ‘롯데 마운드 내리막’ 저평가에 오기
“전문가 틀렸다는 것 보여주자” 전의 불태워
용병투수 레일리·린드블럼 멘토 역할도 척척

롯데 송승준(35)은 지난 겨울 자주 울컥했다. 신문에는 ‘롯데 마운드 비상’, ‘투수력 약화로 최하위 후보’ 등의 기사가 자주 실렸다. 롯데 투수진의 리더로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한편으로는 더 큰 동기부여를 갖게 하는 냉정한 평가였다.

당시 롯데 마운드는 장원준이 FA(프리에이전트)가 돼 두산으로 이적했고, 외국인투수도 모두 교체돼 계산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정대현과 강영식은 부상 중이었고, 조정훈의 복귀 및 활약상 역시 불투명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은 4·5선발이었다. 특히 3선발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많았다. ‘최근 내리막이다’는 매우 냉정한 전망도 따랐다. 3선발의 주인공은 송승준이었다. 롯데로선 대체전력이 없는 핵심 선발자원이었지만, 그 역시 불안요소 중 하나로 꼽혔다.

송승준은 동료들에게 “우리가 이런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악물고 열심히 해서 전문가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자”고 강조했다. 박한 평가는 의욕을 꺾기도 하지만, 종종 안으로 똘똘 뭉치고 밖으로 전의를 불태우게 하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 롯데와 송승준은 후자였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롯데는 선두권을 질주하고 있다. 공격력은 기대이상이고, 마운드는 여러 선수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고 있다. 송승준은 “타격은 좋은데 마운드가 약해 성적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워낙 저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못해도 본전이다’는 마음으로 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도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며 로테이션을 지켜 투수들이 힘을 아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미 2차례 등판한 송승준은 1승에 방어율 3.97을 기록 중이다.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뿐 아니라 국내투수들과 외국인투수들 모두에게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송승준에게 브룩스 레일리와 조쉬 린드블럼이 먼저 와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모두 시범경기를 통해 한국야구의 세밀함을 경험한 뒤 큰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송승준은 “(용병들이) ‘한국타자들 참을성이 대단하다’고 하더라. 새로운 리그에서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고마웠다. ‘한국타자들은 커트 능력과 선구안이 좋아서 파울이 많고 볼넷도 잘 고른다. 투구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점을 항상 경계하자’고 말해줬다. 나 역시 노력할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롯데 마운드는 이제 4인에서 5인 선발체제로 가동된다. 진정한 승부의 시작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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