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환 감독 “또래 감독들과 대결…무서울 게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4일 06시 40분


윤정환 신임 울산 감독(가운데)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선수대표로 참석한 김치곤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광국 울산 단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윤정환 신임 울산 감독(가운데)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선수대표로 참석한 김치곤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광국 울산 단장.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윤정환 울산현대 감독 공식 취임

라이벌 의식 갖고 더욱 활발한 리그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는 축구할 것
사간도스 경질 상황은 “억울하고 황당”

“또래 감독들과의 대결? 나를 무서워 할 것이다. 반드시 이기고 싶다.”

차분한 말투 속에 나름의 확신과 철학이 묻어났다. “내년 시즌 모습을 보고 평가해달라”고 할 만큼, 자신감도 넘쳤다.

울산현대 신임 사령탑 윤정환(41) 감독이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윤 감독은 “명문팀 감독을 맡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울산은 항상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고, 나도 우승하기 위해 왔다”며 당찬 취임 일성을 토해냈다.

선수로 활약하던 1990년대 후반 ‘최고의 테크니션’, ‘꾀돌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현대축구는 조직적 수비를 통해 볼을 빼앗고, 공격으로 나아간다. 단순히 기술만 좋아서도 안 되고, 스피드와 파워를 고루 갖춰야 한다”며 “조직력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팬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자신의 축구철학을 소개했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의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처럼 자신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리해 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윤 감독은 “내년에 여러분이 평가해 이름을 붙여달라”고 주문한 뒤 “무엇보다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고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는 축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일본 J2리그에서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사간도스를 맡아 1부리그로 승격시킨 뒤 올 시즌 중반 1위를 달리다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경질 상황에 대해 “억울하고 황당했다”면서도 “정확한 (경질) 이유는 구단(사간도스) 쪽에 직접 확인해보시는 게 낫겠다”며 웃음으로 받아넘겼다. 사간도스 사령탑 시절 혹독한 훈련으로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비시즌 동안 몸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한 시즌을 결정한다”며 “혹독하게 하기보다는, 힘들 때는 힘들게 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죽을 만큼은 하지 않았다”며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는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46), 수원삼성 서정원(44), FC서울 최용수(41) 등 윤 감독과 현역 시절을 함께한 젊은 지도자들이 여러 명 있다. “일본에서 생활할 때도 선배 젊은 감독들의 활약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또래 감독들에게 먼저 예의를 갖춘 그는 “반대로 나를 무서워할 수도 있다. 무슨 축구를 할지, 어떻게 팀을 이끌어갈지 두려워하지 않을까. 나이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감독들과 좋은 라이벌 의식을 갖고, 더욱 활발한 리그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 또래 감독들과의 대결에선 반드시 이기고 싶다. 무서울 게 없다. 강하게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 7만명이 조금 넘는 일본 사가현 도스시에 위치한 사간도스를 평균 관중 1만명 이상의 인기구단으로 만들었던 윤 감독은 “선수들도 프로인만큼 서비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선수단과 구단 프런트, 서포터스가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나부터 먼저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곁들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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