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빠지는 삼성화재, 속으로 웃는 현대캐피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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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18일 개막 앞두고 희비… 朴, 아시아경기 우승못해 곧 입대

“정확한 날짜는 조율 중인데 10월 안에는 갈 겁니다.”

박철우(29·라이트)의 사회복무요원(옛 공익근무요원) 입대 예정일을 묻자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 관계자는 저기압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답했다. 짧은 한숨 소리도 들렸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박철우는 더이상 병역 의무를 미룰 수 없게 됐다. 자연히 18일 시작하는 2014∼2015 V리그도 뛰지 못한다.

삼성화재는 대표팀 코치 자리에 공석이 생기자 임도헌 수석코치(42)를 파견할 만큼 대표팀을 지원했다. 신치용 감독(59)의 사위이기도 한 박철우가 빠지면 8년 연속으로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게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박철우는 없다.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공백에 대비해 김명진(23)을 집중 조련해 왔다. 김명진은 지난해 드래프트로 입단한 프로 2년차 선수. 체격(키 198cm, 몸무게 89kg)은 좋지만 전체적인 기량에서 아직 박철우보다 한 수 아래다. 특히 박철우보다 사이드 블로킹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박철우가 대표팀에 차출된 중국 전지훈련 기간 주전 라이트로 뛴 김명진은 “철우 형이 군에 가지 않게 되더라도 수비나 서브, 블로킹 등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해서 우승에 기여하고 싶은 생각에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며 “투지 있게 많이 뛰고 빨리 움직여 철우 형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적의 위기는 곧 우리 편의 기회다. 7일 미디어데이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목소리부터 밝았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기회인 건 맞다. 하지만 레오(24·쿠바)라는 산은 여전히 높고 크다”며 “결국 우리가 가진 장점을 얼마만큼 펼쳐 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도 최민호(26·센터)가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표팀에서 돌아왔지만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박철우하고 다를 수밖에 없다. 당장 입대할 필요도 없다. 단, 부상(피로 골절)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캐피탈 문성민(29·레프트)은 아직 재활 중이라 개막전부터 경기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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