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 “금메달 스트레스 끝나니 4강 스트레스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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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0월 2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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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타자 민병헌. 스포츠동아DB
두산 타자 민병헌. 스포츠동아DB
국가대표 1번타자 민병헌(27)이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왔다.

민병헌은 2014인천아시안게임 야구국가대표팀에서 한국이 5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의 성적은 5경기 타율 0.500(20타수 10안타), 1홈런, 3타점, 2도루, 8득점. 대표팀에서 최다안타, 최다득점, 최다도루를 기록했다. 숫자로 보이지 않는 공은 더 컸다. 예선 3경기에서는 1회 선두타자로 나와 매 경기 안타를 쳐냈다. 낯선 투수의 공을 공략하는 일이 쉽지 않음에도 매번 안타를 만들어내며 국가대표 1번타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는 2-3으로 뒤진 8회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하며 한국의 6-3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민병헌은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눈물을 흘렸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데 ‘내가 한국인이다’라는 생각이 들어 감정이 북받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금메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는 곧바로 시즌에 돌입했다.

민병헌은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솔직히 피곤하다”고 고백했다. 그도 그럴 것이 흔히 선수들은 “단기전 1경기가 시즌 3연전 피로도와 비슷하다”고 말하곤 한다. 심지어 국가대항전이었으니 대표팀을 다녀온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는 “그래도 이제 금메달은 어제의 일”이라며 “몸이 조금 무거워도 오늘부터는 팀의 4강을 위해 뛰어야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유는 하나다. 동료들 때문이다. 민병헌은 처음 단 태극마크에도 부담감을 떨쳐내고 잘 칠 수 있는 이유도 “지금은 팀 동료들이 다 잘 돼야한다는 마음뿐이라서 타석에서 더욱 집중하게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제 민병헌은 국가대표가 아닌 두산 소속 선수이기에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고생한 동료들과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민병헌은 “금메달만큼이나 팀의 4강 진출이 중요하다”며 “고생한 동료들과 함께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 금메달 스트레스가 끝났더니 이제는 4강 스트레스가 시작됐다”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아침에 일어나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상대투수에 대해 고민을 하고, 만족할 때까지 훈련하지 않으면 좀처럼 방망이를 놓지 못하는 노력파. “어제 2안타를 쳐도 오늘 안타를 못 칠 수 있는 게 야구고, 4타석에서 안타를 친 2타석보다 못 친 타석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는 민병헌다운 각오였다.

광주|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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