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월드컵과 性… 소문과 진실

동아일보 입력 2014-06-14 03:00수정 2014-06-1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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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마다 국제매춘부 4만명 원정?… 2006, 2010년 비공식 통계수치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 쾰른의 공창 업소 건물에 ‘월드컵은 여자친구를 만드는 기회’란 광고문구와 함께 월드컵 출전 32개국의 국기가 내걸렸다. 당시 한 이슬람교도 남성이 이 광고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국기를 지우지 않으면 테러를 가할 것이라고 협박 전화를 건 뒤 두 나라 국기는 지워졌다. 동아일보DB
1974년 독일월드컵 결승전은 스캔들과 이변으로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대회의 압도적인 우승후보는 네덜란드였다. 조별리그부터 무패 행진을 한 네덜란드는 전 선수가 특정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토탈 사커’로 세계 축구계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그 주역인 요한 크루이프는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로 축구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는 현재도 펠레, 마라도나 다음으로 월드컵 역사에서 자주 거론되는 선수다.

그러나 우승은 네덜란드의 몫이 아니었다. 결승전 하루 전날자로 독일의 ‘빌트’지는 크루이프를 포함한 네덜란드 선수들이 호텔 수영장에서 반라의 여성들과 파티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크루이프와 선수들은 아내와 가족들에게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컨디션이 저하됐다. 독일은 예상을 뒤엎고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1974년 네덜란드 대표팀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당시의 헝가리처럼 최강의 전력을 지니고도 우승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74년 네덜란드 대표팀 스캔들’은 여러 월드컵 대표팀들이 성생활을 규제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설명해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 스페인, 멕시코, 칠레, 나이지리아 등 많은 대표팀들이 월드컵 기간에 성생활을 금지하기로 했다.

의학논문 등 그동안의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성생활 자체가 경기력에 영향을 크게 주지는 않는다. 경기 12시간 전의 성행위는 달리기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성행위 당시 소모되는 체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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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성생활을 자유롭게 허용할 경우 선수들이 다양한 스캔들에 연루될 수 있고 이로 인한 심리적 정신적 부작용이 경기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생활 금지는 선수들에게 규율과 정신무장을 강조하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주요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이 파티나 도박, 여성과 얽힌 스캔들로 인해 경기를 망친 사례가 많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우승팀인 스페인은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도중 여성들과 파티를 벌였다는 보도로 곤혹을 치렀다. 스페인은 당시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하며 남아공 월드컵 이후 29경기 무패 행진을 멈췄다. 이는 스페인이 메이저대회에서 겪은 28년 만의 3골 차 패배였다.

이번 월드컵에서 미국과 브라질은 성생활에 대해 간섭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성생활에 대한 태도는 각국의 문화적 차이에 기인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두세 달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는데, 가족들이 찾아오면 그냥 편하게 만나게 해준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성생활을 직접 규제하지 않지만 색다른 권고사항을 넣고 있다. 무리한 체위 등으로 인해 부상을 입지 말라는 것이다.

각국 선수단뿐만 아니라 브라질 정부도 월드컵 기간의 성 문제에 대해 신경 쓰고 있다. 일부 회사가 비키니 문양을 넣은 월드컵 티셔츠를 만들자 항의했고 관계사는 해당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브라질 월드컵과 여성의 성을 연결시키는 것을 브라질 정부가 적극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6, 2010년 월드컵에는 대회당 평균 4만 명 정도의 국제 성매매 여성들이 원정을 다녔다는 비공식 통계수치도 있다. 브라질 내에서는 월드컵 기간 동안 성매매를 근절하자는 다양한 단체의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월드컵 기간에는 남녀의 성 문제도 뜨거운 이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브라질 월드컵#성생활#국제매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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