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는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필요한 시점에는 젊은 선수들을 다양하게 기용하면서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 이 가운데 윤준성(25·사진)은 황 감독의 ‘스트라이커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윤준성의 본래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다. 그러나 김광석∼김원일∼김준수 등 포항의 수비진이 탄탄해 윤준성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윤준성은 2012년 팀 입단 이후 2013시즌까지 2경기 출장에 그쳤다. 반면 포항의 스트라이커 자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황 감독이 ‘제로 톱’ 전술을 쓰는 이유이기도 다. 결국 윤준성의 공격수 전환은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황 감독은 23일 벌어진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E조 6차전 막판 새 포지션 적응을 위해 윤준성을 스트라이커로 투입했다. 황 감독은 “큰 키(187cm)에 비해 스피드가 좋다. 수비수지만 골 감각이 있다. 미니게임을 하면 날카로움이 있어 공격수 자질이 보였다”며 윤준성의 공격성향을 칭찬했다.
앞으로도 황 감독은 윤준성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생각이다. 황 감독은 “(윤준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포지션을 바꾼다고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나는 마법사가 아니다. 1∼2경기 만에 두각을 나타낸다고 해도 그것이 진짜 실력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스트라이커 훈련을 시작한지 이제 몇 주 되지 않았다.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준성도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격이든, 수비든 어느 포지션도 상관없다”며 적극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