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쿼터 종료 6.7초전 곽주영 동점슛
‘에이스’ 김단비 양팀 최다 19득점
챔프전 우리銀에 2패뒤 기사회생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중략)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결전을 앞두고 찾은 신한은행 라커룸에는 음악이 흘렀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의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가수 조영남의 ‘모란동백’이라는 가요였다. 가사가 마치 “노래가 좋아 자주 듣는다”는 임 감독의 요즘 처지를 드러내는 것 같았다.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에서 신한은행은 1, 2차전을 모두 패했다. 신한은행의 6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던 임 감독은 지난해 4강 탈락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챔프전에서 1승도 못할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신한은행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28일 안방인 안산에서 열린 3차전에서 연장 끝에 76-71로 이기며 기사회생했다. 4차전은 29일 오후 7시 안산에서 계속된다.
임 감독이 감상에 빠졌어도 필승의 카드는 있었다. 1, 2차전에서 평균 22점을 넣었던 우리은행 임영희를 봉쇄하기 위해 앨레나 비어드를 전담 마크시켰다. 1쿼터에 무득점에 묶인 임영희는 8득점에 머물렀다. 임 감독은 우리은행 이은혜는 풀어주더라도 나머지 4명을 집중 견제했다. 이은혜는 공격 기회를 자주 잡았으나 3점슛 6개를 던져 1개만 적중시키며 3득점했다.
끈끈한 수비로 팽팽하게 맞서 나간 신한은행은 2점 뒤진 4쿼터 종료 6.7초 전 곽주영(16득점)의 골밑슛으로 동점을 이뤘다. 연장전은 양쪽 무릎이 모두 신통치 않은 신한은행 최윤아의 독무대였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8개씩을 기록하며 9점을 보탠 최윤아는 연장에만 기선을 제압하는 3점슛을 비롯해 5점을 집중시켰다. 신한은행 에이스 김단비는 양 팀 최다인 19점을 터뜨렸다. 임 감독은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올 정규리그에서 신한은행은 안산 안방경기에서 우리은행의 10연승 도전과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잇달아 저지했다. 플레이오프 들어 신한은행은 나흘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체력은 바닥을 드러냈지만 안방에서 라이벌 구단의 우승 파티를 지켜볼 수 없다는 의지로 기어이 승리를 엮어냈다. 최윤아는 “시즌이 끝나면 휠체어를 준비해야 할지 모른다. 회복하려면 휴가도 한 달은 가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우승의 희망이 남아있는 한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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