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멤버 내고도… 포항, 노련한 전북에 ‘매운 맛’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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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휴식위해 절반이상 투입… 패기 앞세워 3대1 역전승
전남은 3연승 울산에 일격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한번 믿어봐야죠.”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과 포항의 경기가 열린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경기 전 만난 포항 황선홍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황 감독은 “30일간 7경기를 치르면서 주전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다. 주전들에게 휴식이 필요해 젊은 선수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차지한 포항은 개막 후 1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구단의 긴축경영 방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이번 시즌도 외국인 선수가 없다. 황진성, 박성호(요코하마 FC), 노병준(대구) 등 주축 베테랑 선수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아 선수층도 얇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병행은 쉽지 않았다.

결국 이날 포항은 21명의 출전 선수 중 무려 8명을 23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채웠다. 전북은 단 한 명의 23세 이하 선수를 기용했다. 특히 선발 선수 중 골키퍼 신화용, 김형일, 신광훈, 이명주, 박희철 등을 제외하면 절반 이상이 이번 시즌 선발로 뛰어본 적이 없는 선수들이다. 황 감독은 “전북전에서 주전들을 쉬게 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힘들어질 수 있다.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지만 조직력이 좋은 만큼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날 황 감독의 승부수는 제대로 통했다. 포항의 젊은 선수들의 패기는 전북의 노련함을 압도했다. 포항은 전반 5분 전북에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골을 먼저 허용했지만 포항의 젊은 선수들의 패기는 더욱 살아났다. 열심히 그라운드를 뛰어다닌 포항은 전반 23분 유창현이 김승대의 크로스를 그대로 차 넣으며 동점골을 만들었다. 전북은 후반 9분 이동국과 레오나르도를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포항은 후반 17분 이명주의 역전골로 전북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25분 김승대의 쐐기골을 추가해 포항은 전북을 3-1로 꺾고 개막 후 첫 연승(2연승) 행진을 기록했다.

한편 전남은 선두 울산과의 안방경기에서 전반 6분 스테보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리던 울산은 이번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전주=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포항#전북#전남#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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