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더 인터뷰] 정근우 “좋은 수비로 경기 흐름 주도…투수들 힘 실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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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월 8일 07시 00분


국내 최고의 2루수로 꼽히는 정근우는 9년간 몸담았던 SK를 떠나 지난해 11월 한화와 4년간 7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SK 팬들은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한화 팬들은 커다란 기대감에 설레고 있다. 한화 입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정근우. 스포츠동아DB
국내 최고의 2루수로 꼽히는 정근우는 9년간 몸담았던 SK를 떠나 지난해 11월 한화와 4년간 7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SK 팬들은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한화 팬들은 커다란 기대감에 설레고 있다. 한화 입단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정근우. 스포츠동아DB
■ 새해 새 유니폼 입고 새로운 도전 한화 정근우

김태균과 고교 때부
터 절친…가족 여행도 함께 가
이용규와 각자 장점 잘 살리면 팀에 큰 도움 될 것

3년 동안 주춤…올해 목표는 3할·골든글러브 달성
몇년 사이 최고 컨디션…한화 팬들 사랑 받게 최선


정근우(32·한화)는 국내 최고의 2루수다. 지난해 11월 그는 한화와 4년간 7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9년 동안 몸담았던 SK를 떠나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SK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공수에서 이끌었던 그의 한화행은 커다란 화제다. SK 팬들은 진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한화 팬들은 커다란 기대감에 설레고 있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로 함께 활약한 이용규도 KIA에서 한화로 이적했다. 이용규∼정근우로 짜여진 한화의 테이블세터는 벌써부터 주목의 대상이다. 정근우와 이용규 영입으로 한화는 공수에서 엄청난 힘을 얻게 됐다. 새해가 밝았다. 한화 정근우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올 시즌 그의 목표는 3할과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 한화 정근우! 새로운 도전의 시작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올해가 데뷔 10년째다.

“감사합니다. 위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화 정근우가 된 지 시간이 꽤 흘렀다. 어떻게 지냈나?

“줄곧 훈련만 했어요. 연말에 (이)호준 형(NC)이랑 하와이에서 보름 동안 몸을 만들었고, 돌아와서도 매일 훈련에만 집중했어요.”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다면서?

“네. 시즌 동안에는 남편노릇, 아빠노릇 잘 못하니까 이번 기회에 함께 추억 만들고 싶었어요.”

-훈련은?

“러닝을 많이 했어요. 백사장 뛰고,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캐치볼도 하고, 스윙도 하고…. 호준이 형이 뛰는 것 원래 싫어하는데, 열심히 뛰더라고요. 나이 먹을수록 더 뛰어야 한다면서….”

-한화 입단은 큰 뉴스였다.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어요. (이)용규가 함께 와서 기대감이 더 커진 것 같아요.”

-SK 선수들은?

“(박)재상이, (김)강민이, (박)정권이 형, 다들 아쉽다고 하죠. 하지만 이왕 갔으니까 SK 있을 때보다 더 잘하라고 하더라고요.”

-최정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근우형이 한화로 갔지만 난 영원히 형 팬’이라고 하더라.

“룸메이트로 오랜 시간 보냈죠. 야구 이야기도 참 많이 했고요. 저도 야구에 나름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정이는 저보다 더 야구에 미친 선수예요. 후배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후배죠.”

-근우가 치면 안타가 되고, 근우가 뛰면 도루가 되고, 근우 나가면 꼭 점수가 되고, 언제나 상대팀은 울상이 되고…. 참 기억에 남는 응원가인데, 이젠 다시 듣기 힘들게 됐다.

“SK팬들에게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죠. 정말 감사하고요. 이젠 한화의 정근우로 열심히 살아야죠.”

● 김태균과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사이

-김태균과는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한화팬은 우주에서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더라.

“네. 정말 친해요. 함께 있으면 정말 편해지는 사이죠.”

-언제부터인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청소년대표로 만나서 알게 됐는데 그때부터 쭉이죠. 저는 고려대 가고, 태균이는 프로에 입단했는데 태균이가 서울게임 오면 항상 전화해서 프로 이야기 해주고 같이 밥 먹고 그랬어요. 태균이가 저를 많이 챙겨줬죠.”

-김태균이 일본 지바 롯데에도 갔었잖아?

“그때도 자주 연락 주고받았어요. 15년 동안 서로 힘든 일, 좋았던 일 터놓고 이야기했어요. 가족들이 함께 만나서 여행도 자주 갔고요.”

-어떤 점이 그렇게 좋던가?

“그냥 좋아요.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서로 무슨 생각 하는지 알 정도예요.”

-최진행과도 친하다고 들었다.

“태균이와 친하게 지내면서 알게 됐죠. FA 계약하자마자 전화로 ‘형! 와줘서 고마워요. 빨리 내년 시즌이 왔으면 좋겠어요’ 하더라고요. 진행이 결혼식 때 저랑 태균이가 축가로 ‘다행이다’를 불렀잖아요.”

-최진행과 이용규도 친하잖아?

“둘이 덕수고 동기죠. 용규, 진행이, 태균이, 정말 마음 맞는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복인 것 같아요.”

-이용규와는 어떤 이야기 나눴나?

“용규가 ‘형, 열심히 한번 해봅시다’ 하더라고요. 용규가 할 수 있는 야구와 제가 할 수 있는 야구를 해낸다면 분명 팀에 도움이 될 겁니다. 대표팀에서 1·2번 친 경험도 있고 하니까 재미있을 것 같아요.”

-김응용 감독은 어떤 말씀을 해주시던가?

“원래 말씀이 별로 없으시잖아요. ‘와줘서 고맙다’고 하셨어요.”

-이용규와 정근우 둘만으로도 100도루 할 수 있다고 자랑하시더라.

“둘이 100도루는 좀 무리죠(웃음). 하지만 열심히 뛰어서 감독님 흡족하게 해드릴 생각입니다.”

● 좋은 수비로 투수를 살릴 수 있다!

-SK에서 본 한화는 어떤 팀이었나?


“두렵지 않은 팀이었죠. (류)현진이가 나오는 날 아니면 언제든지 이길 것 같았어요.”

-그 팀에 왔다. 한화가 좀더 강해져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제 생각은 수비예요. 수비가 강한 팀은 약하게 느껴지지 않거든요. SK가 강했던 이유는 수비였다고 생각합니다.”

-정근우와 이용규가 오고, 또 펠릭스 피에가 함께 한다. 세 명 다 빠르고 정교하다. 공격은 엄청 강해졌는데 문제는 투수진이다.

“더 나빠지지는 않겠죠. 올라갈 일만 남았습니다. 용병 투수 2명, 그리고 김혁민, 송창현, 유창식, 안승민, 가능성 있는 투수들이 있잖아요. 안영명, 윤규진도 군대갔다 왔고요.”

-야구는 투수놀음인데 다른 팀과 비교하면 강하다고 볼 수 없다.

“수비에서 뒷받침 해야죠. 좋은 수비 하나가 투수를 살리고 한 게임을 살릴 수 있습니다. 좋은 수비가 나오면 무너질 뻔한 투수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고요. 기본적인 훈련도 필요하지만 경기 도중에 대화를 나누면서 흐름을 캐치하려고 노력할 생각입니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인데, 경기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비니까요.”

-정근우는 승부근성이 뛰어나고 리더십도 있다. 한화에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은가?

“말보다는 행동으로 하겠습니다. 새로운 팀에 온 선수가 말을 많이 하는 건 맞지 않은 것 같고요. 말은 태균이 하고 많이 할 거고요. 열심히 몸으로 말을 할 생각입니다.”

● 3할과 골든글러브 수상이 올해 목표!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타율 3할과 골든글러브 수상입니다. 3년 동안 3할을 못 쳤어요. 올해는 꼭 3할을 칠겁니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3할을 쳤는데 최근 3년은 못 쳤다.

“항상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모르게 좀 나태했던 것 같아요. 한국시리즈 우승도 많이 했고, 올림픽금메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아시안게임 우승, 그러다 보니까 느슨해진 것 같아요.”

-부상도 많았다.

“많은 국제대회 출전하고, 한국시리즈, 아시아시리즈, 또 많은 훈련…. 그러다보니까 쉴 틈이 없었죠. 옆구리, 햄스트링, 허리 부상도 생겼고….”

-최근 3년을 보고 정근우가 내리막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럴 수 있죠. 하지만 아직 젊고요. 그렇기 때문에 올해 더 집중할 생각입니다.”

-몸 컨디션은 어떤가? 아픈 데는 없나?

“몇 년 사이에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빨리 스프링캠프 가고 싶어요.”

-언제 출발인가?

“1월 15일에 모여서 바로 일본 오키나와로 갑니다.”

-70억원이라는 대형계약을 맺고 한화로 왔다. 올 시즌을 맞는 각오가 남다를 것 같은데?

“새로운 설렘이 있습니다. 용규, 태균이, 진행이랑 함께 하는 첫 시즌이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입니다. SK 정근우 이상으로 사랑받는 한화의 정근우가 되겠습니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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