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현역 은퇴 공식화 “지금이 내가 멈춰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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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7시 00분


이영표. 동아일보DB
이영표. 동아일보DB
■ 이영표의 향후 계획은?

스포츠 구단운영·마케팅기법 공부 계획
밴쿠버, 구단업무 현장체험 등 지원키로

28일 콜로라도와의 최종전이 은퇴 경기

“사람들은 멈춰야 할 때가 있다. 내겐 지금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국 축구 최고의 왼쪽 풀백 이영표(36·밴쿠버 화이트캡스)가 현역 은퇴를 공식화했다. 이영표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감정적으로 느껴지는데, 모든 이들은 언젠가 멈춘다. 그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밝힌 ‘멈출 때’는 바로 올해 말 현역 은퇴다.

이영표의 은퇴는 예정되어 있었다. 당초 그는 작년 시즌을 마친 뒤 이별을 고하려 했다. 하지만 마음을 바꿨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첫 미국 진출이던 지난 해 MLS 무대에서 철저한 자기관리로 전성기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본인에게도 미련이 남았지만 모범이 돼 온 베테랑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은 밴쿠버 구단의 만류가 컸다. 결국 1년 재계약을 했다.

밴쿠버는 올해 6월부터 수차례 이영표에게 은퇴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작년 말 그는 “내년에는 은퇴 한다”고 공언했다. 이영표의 에이전트 지쎈 측도 “마음이 바뀔 가능성은 제로(0)”라고 못 박았다.

사실 이번이 적기였다. 이영표는 모두가 박수칠 때 떠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더 이상 공부를 미룰 수 없다는 의지도 있었다. 아인트호벤(네덜란드)-토트넘(잉글랜드)-도르트문트(독일) 등지에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그가 은퇴 전 마지막 무대로 MLS를 택한 건 프로스포츠 구단운영과 마케팅기법 등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프로스포츠의 위상은 엄청나다. 이를 위해 작년과 올해 어학(영어) 능력을 고급화시키는데 주력했다. 그렇다고 밴쿠버와 인연이 여기서 끝은 아니다. 밴쿠버는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시작할 이영표의 공부를 돕기 위해 구단 업무를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키로 약속했다. 그는 조만간 귀국해 오랜 시간 자신을 성원해준 축구인들과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영표는 2014브라질월드컵 때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크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으로 풍부한 경험과 남다른 입담까지 지닌 그를 잡기 위한 공중파 채널들의 물밑 경쟁은 오래 전부터 치열했다.

한편 밴쿠버는 20일 열린 콜로라도 래피즈와 MLS 3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져 12승9무12패(승점 45)를 기록, 서부지구 7위로 추락해 5위까지 주어질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영표는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패배를 막지 못했다. 밴쿠버는 28일 콜로라도 래피즈를 안방으로 불러 시즌 최종전을 갖는다. 이 경기가 이영표의 은퇴 경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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