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리가 0 대 0 없는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상대 진영으로 수비라인 5m 전진… 경기당 3.36골
닥공축구로 관중모으기 성공

170일 만이었다. 지난달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북과 수원의 경기가 지상파로 생중계 됐다. K리그 경기의 지상파 중계는 4월 13일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양 팀은 90분 동안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0-0으로 경기를 끝냈다. 축구의 백미인 골이 터지지 않자 TV에서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총 205경기 중 18번의 0-0 무승부가 나왔다.

전 세계 평균 축구 관중수 1위(지난 시즌 경기당 4만5116명)를 자랑하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는 1일 현재 리그 63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0-0 무승부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다른 리그와 확실히 차이가 난다. 공격적인 축구로 알려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60경기 중 6경기가 0-0 무승부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아A, 프랑스 리그1에서도 모두 이번 시즌 0-0 무승부가 여러 차례 나왔다.

분데스리가에서는 골도 많이 터졌다. 경기당 3.36골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2.96골), 스페인(2.79골), 한국(2.59골), 잉글랜드(2.26골), 프랑스(2.20골)보다 많은 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의 최종 수비라인은 지난 시즌보다 더 상대 진영으로 올라갔다. 지난 시즌 자기 골대부터 최종 수비라인까지의 거리는 평균 33m였지만 이번 시즌은 38m에 이른다. 축구장 길이가 보통 105m인 것을 감안하면 수비라인이 전체 축구장 길이의 3분의 1 이상 상대진영으로 전진한 셈이다. 특히 분데스리가의 투 톱으로 불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자기 골대와 최종 수비라인의 거리는 각각 43.5m와 39.4m에 달한다.

최종 수비 라인이 상대방 진영에 가까울수록 상대에 대한 압박의 강도도 더 커진다. 많은 분데스리가 팀들이 이번 시즌 상대방 진영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해 공을 빼앗고 짧은 패스를 통해 골을 만들고 있다. 한준희 KBS해설위원은 “분데스리가를 이끌어 가는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스타일이 리그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같은 전술로 분데스리가는 더욱 공격적이고 관중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리그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