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대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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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오릭스, 3년 109억원 제시”
구단 “본인 잔류 원해” 밝혔지만 다른 팀 베팅금액 보고 결정할듯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의 이대호. 동아일보DB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의 이대호. 동아일보DB
“선수라면 누구나 더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란다.” 2011년 말 ‘빅보이’ 이대호(31)가 롯데의 4년간 100억 원 제안을 뿌리치고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하면서 했던 말이다.

당시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제시했던 조건은 2년간 총액 7억 엔(계약금 2억 엔, 연봉 2억 5000만 엔)이었다. 현재 환율로는 76억 원가량이지만 당시 환율로는 100억 원이 넘는 좋은 조건이었다. 이대호는 최고 대우를 약속한 오릭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년이 지난 요즘 이대호의 향후 거취가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오릭스와의 2년 계약이 끝나 다시 한 번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이대호는 현 소속인 오릭스는 물론 한신과 소프트뱅크 등 일본 내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이대호는 일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4번 타자다. 22일 세이부 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면서 타율 0.309에 23홈런, 84타점을 기록 중이다. 퍼시픽리그 타율 7위, 홈런 6위, 타점 4위다. 특히 찬스에 강해 득점권 타율은 0.331(142타수 47안타)이나 된다. 큰 덩치에도 몸이 유연해 올 시즌 팀이 치른 129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이대호는 지난해에도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하는 등 2년 연속 전 경기 출장이 유력하다.

오릭스는 팀 전력의 핵심인 이대호를 다른 팀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일찌감치 움직이고 있다.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구단 고위층이 이대호와 긴급 면담을 갖는 등 이대호의 잔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는 22일자에서 ‘오릭스가 3년간 총액 10억 엔(약 109억 원)의 대형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밝혔다.

구단 관계자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대호가) 딸도 어리고 환경이 변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잔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구단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시즌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합의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단의 희망사항이다. 칼자루를 쥔 쪽은 이대호이기 때문이다. 공급이 한정되어 있고 수요가 많다면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구단이 현재 생각하고 있는 3년간 10억 엔은 협상의 시초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로서는 시즌 후 이곳저곳을 저울질한 뒤 최고 대우를 해주는 구단과 계약하면 그만이다. 이대호의 최종 종착지는 일본 내 다른 구단일 수도 있고 메이저리그 팀일 수도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한 이승엽(전 요미우리·삼성)과 임창용(전 야쿠르트·시카고 컵스) 등은 수백억 원을 벌어들이며 ‘야구 재벌’로 우뚝 섰다. 다음은 이대호 차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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