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 김신욱’ 믿음이 낳은 서울전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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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일 07시 00분


올 여름 김신욱의 이적에 대해 선수는 “감독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고 감독은 “좋은 조건이 있으면 보내주겠다”고 했다. 사제의 믿음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김호곤-김신욱(오른쪽). 스포츠동아DB
올 여름 김신욱의 이적에 대해 선수는 “감독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고 감독은 “좋은 조건이 있으면 보내주겠다”고 했다. 사제의 믿음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김호곤-김신욱(오른쪽). 스포츠동아DB
울산, 홈 10G 연속 무승 징크스 깼다

김신욱, 경기 시작 48초만에 9호골 쾅
이적문제 김호곤 감독에 전담 신뢰 업
“울산 현대에서 1년 더 뛸 용의도 있다”


최근 울산현대 김호곤 감독과 공격수 김신욱은 감독 방에서 단 둘이 만났다. 그 자리에서 김신욱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계약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아 이적을 고민해온 김신욱은 이적에 관한 모든 걸 감독에게 맡기겠다고 전했다. 뜻밖의 얘기에 김 감독은 고마움이 앞섰다고 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그 만큼 컸다.

김 감독은 “좋은 조건이 들어온다면 보낼 생각이다. 큰 욕심 없이 구단과 선수가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신욱도 “이적 문제를 감독님에게 맡긴 건 믿어주시는 감독님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울산에서 1년 더 뛸 용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감독과 선수의 믿음은 경기력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6월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울산-FC서울의 경기에서 김신욱이 결승골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경기 시작 48초 만에 터진 선제 결승골. 올 시즌 최단시간 골이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마스다가 절묘하게 찔러준 볼을 김신욱이 골키퍼까지 제치면서 오른발로 차 넣었다. 9호골. 울산은 전반 30분 하피냐의 추가골을 보태 서울을 2-0으로 물리쳤다.

울산은 징크스를 깼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았다. 반면 서울은 최고 스트라이커 데얀의 공백을 절감해야했다. 울산은 그동안 서울만 만나만 작아졌다. 30일 경기전까지 최근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이다. 홈에서도 2006년4월8일 이후 10경기 연속 무승(5무5패)이다. 상대 전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 시즌 1차전(4월6일)에서는 2-0으로 뒤지다 겨우 동점으로 끝냈다. 이런 징크스를 홈에서 날리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김호곤 감독은 “선두 그룹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 게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데얀은 올스타전 이후 근육이 좋지 않았다. 전날(29일) 훈련 중 경미한 종아리 부상을 당해 결장했다. 고명진도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이 커 보였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경기 전 데얀과 고명진 선수가 좋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 있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래고-연세대 선후배 사이로 20년 넘게 사제지간의 인연을 맺고 있는 김 감독과 최 감독이지만 승부는 냉정했다. 이날 경기는 울산의 완승이었다.

울산|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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