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터진 타선, 속 터진 괴물

SF전 7회 2사까지 1실점 했지만 7승 또 실패
다저스, 현진 내려간 뒤 2점 뽑아 아쉬움 더 커
두차례 만루 위기 넘긴 현진 “점수 적게 줘 위안”

“타자들 못치면 나라도…”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3회말 무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서 번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류현진은 번트에 실패하며 삼진 아웃됐다. 류현진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8회 야시엘 푸이그의 결승타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를 3-1로 꺾었다. 로스앤젤레스=PENTA프레스 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의 ‘더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은 지난달 29일 완봉승 이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구위는 나쁘지 않다. 류현진은 5월 23일 이후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부족한 득점 지원.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최근 4경기에서 다저스 타자들은 평균 4점(9이닝 기준)을 뽑아줬다. 평균 득점 지원 4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공동 86위밖에 안 된다.

류현진은 25일 안방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한 점만 내주며 호투했다. 하지만 다저스 타자들이 상대 선발 매디슨 범가너의 구위에 막혀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 대신 평균자책점은 2.96에서 2.85로 낮아졌다.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기록도 6경기로 늘렸다.

류현진은 이날 안타를 8개나 맞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볼넷 4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은 2개밖에 못 잡을 정도로 제구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두 차례 만루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했다. 5회초에는 1사 1, 2루에서 파블로 산도발의 중견수 앞 안타 때 2루 주자 버스터 포지가 3루 베이스를 돌다 넘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류현진은 7회 2아웃에서 포지에게 외야 담장을 직접 맞는 2루타를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다음 타자가 8타수 6안타(타율 0.750)로 류현진에게 강한 헌터 펜스였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항상 얘기하지만 선발투수는 6이닝, 7이닝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7이닝을 못 채운 게 아쉽다”며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유독 까다로운 건 아닌데 최근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7개 이상 맞았다. 그래도 늘 점수를 적게 준 걸 위안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이어 “(타선 지원을 많이 못받지만) 아쉬운 건 없다. 나중에라도 타선이 터져 팀이 이기니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다저스는 8회말 공격에서 2점을 뽑아내며 3-1로 이겨 시즌 두 번째 3연승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전 5연패도 이날 승리로 끊었다.

류현진은 마운드 위에서 매우 침착하다는 평가에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항상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서인지 침착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30일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시즌 7승이자 이달 첫 승에 도전한다. 이날 상대 선발 투수는 클리프 리가 유력하다. 리는 올 시즌 9승 2패 평균자책 2.51을 기록하고 있는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다.

황규인 기자·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