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 US오픈 골프 정상…미켈슨 6번째 준우승 ‘눈물’

잉글랜드 선수로서는 43년만에 우승…미켈슨 여섯 번째 준우승
재미동포 마이클 김, 실버메달 영예

'잉글랜드의 희망' 저스틴 로즈(32)가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13회 US오픈 골프대회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긋지긋한 US오픈 준우승 징크스를 이번에는 깰 것 같았던 필 미켈슨(43)은 이번에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 대회에서만 6번째다.

로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 골프장(파70·6996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5개를 맞바꿔 타수를 지켰다.

합계 1오버파 281타를 적어낸 로즈는 치열한 경쟁을 벌인 필 미켈슨(미국·3오버파 283타)을 2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44만 달러(약 16억2000만원).

로즈는 US오픈에서 1970년 토니 재클린 이후 43년만에 우승한 잉글랜드 국적의 선수가 됐다.

반면 단독 선두로 출발한 미켈슨은 퍼트 난조에 시달려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준우승에 머물렀다. 미켈슨은 16번 홀에서 1.5m 버디 퍼팅을 넣으면 공동 선두로 올라 설 기회가 있었지만 공이 홀컵을 외면했다.

재미동포 마이클 김(20)은 10오버파 290타로 공동 17위에 올라 아마추어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UC버클리 2학년에 재학중인 마이클 김은 지역 예선을 통해 본선에 진출,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왕인 재미동포 존 허(23)도 마이클 김과 함께 공동 17위에 올랐다.

깊은 러프와 빠른 그린 스피드로 무장한 메리언 골프장에서 세계정상급 선수들도 타수를 줄이기보다는 지키는 경쟁에 들어갔다.

미켈슨보다 3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들어간 로즈는 10번홀까지 1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켈슨은 전반에만 더블보기 2개, 버디 1개로 3타를 잃어버렸지만 10번홀(파4)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 이글을 잡아 다시 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로즈는 11번홀(파4) 보기 이후 12번홀(파4)과 13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로즈는 14번과 16번홀(이상 파4)에서 1타씩을 잃었지만 미켈슨도 이글 이후 보기 2개를 추가해 선두 자리는 뒤집히지 않았다.

1타차로 앞선 채 18번홀(파4)에 오른 로즈는 두 번째 샷을 그린 가장자리에 보낸 뒤 페어웨이 우드를 꺼내들었다.
4¤5m 되는 거리에서 우드를 퍼터처럼 사용해 홀 가까이에 붙인 로즈는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낸 뒤 미켈슨을 기다렸다.

미켈슨은 16번홀(파4)에서 동타를 만들 수 있는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1.5m거리의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우승을 놓친 것을 의식한 미켈슨은 마지막 홀에서도 버디를 적어내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통산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렸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또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다.

왼쪽 손목을 다치는 악재를 만나기도 한 우즈는 13오버파 293타를 적어내고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쳤다. 1996년 프로 전향 이후 US오픈에서 나온 최악의 성적(언더파 기준)이다.

최경주(43·SK텔레콤)는 공동 32위(13오버파 293타), 김비오(23·넥슨)는 공동 45위(15오버파 295타)에 자리했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41위(14오버파 294타)에 머물렀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