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월드풋볼 엿보기] 박주영·토레스, 이젠 불러주질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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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1일 07시 00분


박주영. 사진출처|셀타비고 구단 공식 페이스북
박주영. 사진출처|셀타비고 구단 공식 페이스북
둘 다 월드컵 대표팀 명단서 빠지고
팀서 제 역할 못해 퇴출설 압박까지


박주영(28·셀타비고)은 지난 해 여름 아스널(잉글랜드)에서 쫓겨나다시피 하면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무대에 안착했지만 여전히 어렵다. 팀은 강등권을 헤매고 박주영도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명색이 핵심 공격수인데, ‘가물에 콩 나듯’ 들려오는 골 소식은 오히려 답답함을 더해준다. 결국 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박주영을 카타르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26일) 명단에서 뺐다.

그런데 세계 최강 스페인대표팀도 한국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역시 공격수 딜레마다. 페르난도 토레스(29·첼시). 그의 끝 모를 부진은 스페인 델 보스케 감독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다. 핀란드(22일)-프랑스(26일)와 격전을 벌일 스페인의 브라질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명단에 토레스는 없다. 델 보스케 감독은 “토레스의 상태는 완벽하지 않다. 부진한 공격진은 스페인의 큰 불안 요소”라고 꼬집었다.

공교롭게도 박주영과 토레스는 대표팀 탈락 시점에 한 골씩 터뜨렸다. 항상 그렇듯 ‘부활’이라는 화려한 수식이 붙었지만 역시 골 맛을 볼 때마다 나오던 얘기라 진부하다.

냉정히 말해 둘의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박주영과 토레스의 퇴출 소식이 들려왔다. 전 세계에 이름이 잘 알려진 토레스가 훨씬 타격이 커 보인다. 구단주(로만 아브라모비치) 차원에서 “이적시키고 대체 자원을 영입할 것”이라는 영국 매체들의 보도가 잇따른다. 2011년 1월, 토레스는 리버풀을 떠나 첼시에 안착했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리버풀에서 펄펄 날았던 토레스는 기량이 완전히 꺾였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꽂혀서’ 직접 영입을 지시해 뽑은 ‘작품’은 희대의 ‘졸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토레스를 살리려 숱한 감독들을 경질했는데, 이제 토레스의 문제는 ‘감독-선수’가 아닌, ‘팀-선수’ 차원의 문제로 보는 시선이 훨씬 많다.

토레스는 올 시즌 각종 대회에서 17골을 넣었다. 일각에선 “토레스도 할 만큼 했다”고 평가한다. 그럼에도 부진해 보이는 건 잦은 부상 중에도 꾸준함을 보였던 리버풀 시절, 2008유럽선수권과 2010남아공월드컵 연속 제패 등 왕년의 활약을 그리워하는 이들 때문이다. 어느덧 30대를 바라본 토레스에게는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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