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우승은 한국서”…‘든든한 용병’ 알레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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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8일 07시 00분


IBK기업은행 알레시아. 스포츠동아DB
IBK기업은행 알레시아. 스포츠동아DB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위를 앞두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은 26일 인삼공사와 6라운드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챙겼다. 승리를 했지만 내용은 나빴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경기 뒤 많은 고민을 드러냈다. 창단 2년 만에 리그 1위를 달리는 원동력은 프로 2년차 김희진, 박정아와 같은 어린 선수들의 패기였는데 최근 그것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김희진의 부진이 아프다. 이 감독은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다. 집중력이 너무 떨어졌다. 따로 불러서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아쉽게 포스트시즌 티켓을 놓친 트라우마가 어린 선수들에게 큰 상처로 남은 모양이다.

선두를 달리지만 위태로운 줄 위에 서 있는 기업은행의 위기는 21일 GS칼텍스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면서 드러났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가 되자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졌다. 4라운드 막판 이후 팀 사이클은 하강곡선에 들어서 있다. 게다가 경험은 훈련으로 만들 수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 감독이 3월12일 GS칼텍스와 맞대결 이전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으려는 것도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인삼공사전(26일)에서 31득점을 하며 팀에 귀중한 승점 3을 안긴 외국인 선수 알레시아(사진)의 활약은 고맙다. 7개의 백어택과 3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한 알레시아는 3세트까지 2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켜 트리플크라운에 욕심을 냈다. “한국에서 아직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내심 기대했다”는 알레시아는 그러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상대 공격수들이 장신인 그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렸기 때문이다.

알레시아는 “이 시기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다. 초반 같은 리듬을 유지해야하는데 어린 선수들이 아직 승리에 대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자신도 우크라이나에서 2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해외리그에서는 우승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욕심을 내고 있다.

한국생활 2년째. 한 때 한국배구를 과소평가 했지만 작은 키로도 제 몫을 해내는 한국배구의 힘을 몸으로 느꼈다. 이제 한국생활을 어느 정도 즐길 때도 됐지만 오직 배구와 동료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한국을 찾은 어머니와 함께 지낸다는 사실. 우크라이나에 살 때도 서로 다른 도시에 거주해 같이 있을 기회가 없었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은 두 모녀의 사이를 더욱 단단하게 해줬다. 한국의 유명클럽에 가 봤냐는 질문에 한국음식 김밥과 알밥을 좋아한다는 그는 “내 생활이 전부 배구라 클럽에 갈 힘이 없다 ”고 말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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