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재기 노리는 K리거] 임상협 “부상 트라우마·불면증…멈추니 비로소 길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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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8일 07시 00분


임상협. 스포츠동아DB
임상협. 스포츠동아DB
10골2도움…2011년 최고의 기대주
연이은 발목부상에 2012 시즌 망쳐
무리한 테이핑 중압감에 불면증까지
“정신적 성숙…창의적 플레이 펼칠 것”


“지금 처한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당신의 마음가짐을 바꾸세요. 그래야 행복합니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행복은 손에 쉽게 잡힐 것 같지만 그것을 쥐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임상협은 2011년 전북에서 부산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10골 2도움을 기록했다. 빼어난 이목구비와 실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K리그를 이끄는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12시즌을 맞아 연거푸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트라우마는 물론 자신감도 떨어지며 불면증에 시달렸다. 최악의 시즌이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 천당과 지옥을 오갔기 때문일까. 그는 차분했고 초연해 보였다.

○트라우마와 불면증

-작년을 되돌아보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 시즌이었어요. 부상도 잦고 부진도 길어지면서 정신적인 부분도 많이 힘들었고요.”

-왼 발목을 계속 다쳤는데.

“시즌을 앞두고 훈련 중에 다쳤어요. 출전에는 지장이 없어서 수원과 개막전에 나섰는데 같은 부위를 다시 다쳤죠. 여름에 다시 한번 발목이 꺾이면서 테이핑을 무리하게 했죠. 안 다치려고 강하게 조이다 보니 피도 안 통하고.”

-경기력에 많은 영향 미쳤을 텐데.

“신체 밸런스가 크게 떨어지고 발목에 힘이 안 들어가니 많이 위축됐죠. 제 몸 같지도 않았고요. 지금은 아픈 데가 없는데도 테이핑을 안 하면 너무 불안하다고 할까. 트라우마가 된 것 같아요.”

-공격수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공격수는 공격포인트로 말해야 하는데, 워낙 저조했잖아요. 팀 득점력도 낮았고, 그래서 부담도 컸고, 동료들에게도 많이 미안했죠. 잠도 못자고 시즌내내 불면증에 시달렸어요.”( 2011년 10골을 넣었던 임상협은 2012년 3골1도움의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정체했다는 평가도 있다.

“돌이켜보면 제 축구 방식을 고집하면서 감독님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려웠던 시즌이었죠. 피동적으로 움직이고 생각 없이 축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안익수 감독님 밑에서 2년 동안 축구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배운 거 같아요.”

○자율과 책임

-윤성효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윤 감독님께서 선수들 의견을 많이 받아주시고 자율적인 분위기를 연출해주세요. 재밌고 활발한 모습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선수들도 웃고 즐기면서 잘 따르고 있습니다.”

-윤 감독의 주문은.

“미드필드에서 패싱플레이 등 세밀한 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숭실대 시절부터 측면 플레이를 많이 쓰셨다고 하고요. 제 스타일과도 맞아서 좋은 것 같아요(웃음).”

○시련과 성숙

-벌써 프로 5년차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고 여유가 많이 생겼어요. 그동안은 열심히만 했지, 느낌이 좋았던 적은 없거든요. 작년 시련을 겪고 나니까 한층 성숙해진 것 같아요.”

-안 감독과 맞대결을 갖는다.

“성남 선수들이 부산한테 지면 훈련 힘들게 할 거라는 얘기 들었어요(웃음). 최근에 성남전에 패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2011시즌 초반에 한번 패하고. 그 정도로 자신 있습니다.”

-2013시즌 부산의 장점은.

“정신력이 강하다는 것이겠죠. 이제는 자율적인 환경 속에서 생각했던 것들을 창의적으로 발휘할 시기인 것 같고요. 책임감 갖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목표는.

“공격포인트 많이 하면 좋겠지만, 우선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다만 부산에서 잘 한다는 소리 듣고 싶고, 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지켜봐 주세요.”

임상협?

▲생년월일 : 1988년 7월 8일
▲키/몸무게 : 180cm/73kg
▲포지션 : 공격수
▲학력 : 대동초-문래중-장훈고-류츠케이자이대학(일본)
▲프로경력 : 전북(209∼2011)-부산(2011∼)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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