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싸움 사제 맞대결, 이번엔 제자가 웃었다… SK, 모비스 꺾고 단독 1위

  • 동아일보

유재학-문경은 감독 기싸움

사제지간인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문경은 SK 감독의 이번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은 ‘제자’인 문 감독의 승리로 끝났다.

SK는 20일 울산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64-58로 이겼다. 현역 시절 연세대와 프로팀 SK 빅스, 전자랜드에서 유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모비스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다. 물러서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전까지 공동 선두였던 양 팀은 앞선 두 차례의 맞대결에서 1승 1패로 팽팽히 맞섰다.

이날 경기에서 전술적인 변화를 먼저 시도한 쪽은 문 감독이었다. 모비스가 문태영(15득점)의 미들 슛을 앞세워 1쿼터를 20-12로 앞서자 SK는 2쿼터부터 변형 지역방어의 한 형태인 ‘드롭존 수비’로 수비 형태를 바꿨다. 조직적인 수비에 당황한 모비스의 득점이 주춤한 사이 SK는 애런 헤인즈(27득점)의 공격이 살아나며 3쿼터 종료 4분 51초를 남기고 37-3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유 감독도 이에 질세라 선수들에게 빠른 공수전환으로 SK의 수비를 뚫어낼 것을 주문했고 양 팀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접전을 벌였다. 승부는 4쿼터에서 갈렸다. SK는 경기 종료 2분 18초를 남기고 헤인즈의 연속 득점으로 58-54로 앞서 나간 뒤 최부경 김선형이 침착히 2점슛을 성공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양동근(11득점 4어시스트)과 ‘공격형 포인트가드 맞대결’을 펼친 김선형(8득점 6어시스트)은 자신의 득점보다는 팀 동료들에게 좋은 슛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치중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문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져도 잃을 것이 없다고 부담을 덜어줬다. 모든 선수가 경기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17승 5패가 된 SK는 모비스(16승 6패)를 2위로 밀어내고 단독 선두가 됐다.

한편 KT는 부산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 경기에서 78-69로 승리해 5연패 사슬을 끊었다. KT는 제스퍼 존슨(25득점)과 조성민(18득점)이 43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9승 13패가 된 KT는 7위가 됐고, 삼성은 6위(11승 11패)로 떨어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사제대결#유재학#문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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