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조정훈, 수술 재활 군복무…왕년은 잊었다 목표는 1군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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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9일 07시 00분


부산 팬들이 열광했던 포크볼러가 돌아온다. 2009년 14승을 올리며 롯데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조정훈이 2년간의 공익근무를 마치고 2013시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부산 팬들이 열광했던 포크볼러가 돌아온다. 2009년 14승을 올리며 롯데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조정훈이 2년간의 공익근무를 마치고 2013시즌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팔꿈치 수술 1년만에 어깨 수술
공익근무 복무하며 재활에 전념
부상후 독기 생기고 정신이 번쩍

2주후 제대…스프링캠프도 합류
난 포크볼러! 아낌없이 던지겠다


롯데 조정훈(27)이 내년에 복귀한다. 그는 2009년 14승을 기록한 다승왕이다. 국내 최고의 포크볼을 던지며 롯데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그러나 그의 참모습을 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내년 초 군복무 2년을 마치고 제대하는 그는 현재 재활 중이다. 2010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11년에는 어깨수술도 했다. 현재 60m 정도의 롱토스를 실행하고 있고, 스프링캠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정훈은 “주변에서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몸을 만들라고 하시지만 하루라도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두 차례의 수술과 군복무로 인한 공백을 빠르게 메우기는 결코 쉽지 않다. 내년에 그를 마운드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행복하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빨리 가는 것보다 안전하게 가는 게 최우선이다.

○1월 2일 제대! 스프링캠프 갑니다!

-오랜만이다. 제대가 얼마 안 남았지?

“1월 2일 제대합니다. 2주일 정도 남았네요.”

-가장 궁금한 게 몸 상태다. 어느 정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수술도 처음이고 재활도 처음인데 확실하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공익근무 하면서도 운동은 꾸준히 했다고 들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과시간이 끝나면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 재활프로그램까지 열심히 했습니다. 시간을 쪼개서 훈련했습니다.”

-수술 전과 수술 후는 아무래도 다르지?

“수술 전에는 가끔 운동도 빼먹고 그랬죠. 그래도 성적은 났으니까요. 수술 후에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다시 마운드에 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찾아서 하게 됐죠.”

-공은 던지고 있나?

“60m 정도 롱토스까지 했는데, 날씨가 추워서 요즘은 공을 안 만집니다.”

-그 정도 던지는 데는 무리가 없어?

“아니요. 두 차례 정도 통증 때문에 중단한 적이 있어요.”

-공은 언제부터 던지기 시작했나?

“6월부터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한다는 게 참 어렵네요.”

-제대하면 바로 1군에 합류하나?

“스프링캠프에 따라갈 생각입니다. 따뜻한 곳에서 마음껏 훈련하고 공도 던져보려고요. 스프링캠프에 가서 훈련하면 확실한 몸 상태와 1군 복귀 시기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팔꿈치에서 뚝 소리가 나더라고요!

-어깨가 좋지 않았는데 갑자기 팔꿈치 수술을 했다.


“네, 맞아요. 제가 2008년부터 어깨가 좀 안 좋았어요. 보강훈련 하면서 던지고 그랬는데, 생각치도 못했던 팔꿈치에 탈이 났죠.”

-팔꿈치에 부상이 온 경기가 언제인가?

“2010년 5월 27일 사직에서 열린 두산전이요. 1번 (이)종욱이 형을 플라이로 잡았는데, 그때 팔꿈치에서 뚝 소리가 났어요. 그 이후로 연속 3안타 맞고, 볼넷 주고, (이)성열이 형한테 만루홈런 맞았죠. 속으로 ‘무슨 일이 났구나!’ 했어요. 어떻게 던졌는지도 모르겠고, 제발 큰 탈만 아니길 바랐죠.”

-그날 이후 세 경기를 더 던졌다.

“양상문 투수코치님께 ‘팔꿈치가 좀 좋지 않다’고만 말씀드렸어요. ‘조절해서 던져보겠다’고 했죠. 그런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어깨 수술은 2011년에 했다.

“고질적인 통증이 있었어요. 팔꿈치 수술하고 1년 후에 했죠. 수술한 김에 원인을 다 제거하고 싶었죠. 사실 팔꿈치 부상도 어깨에 집중된 과도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롯데 경기 잘 안 봤어요!

-군복무와 재활을 2년 동안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자신감이 자꾸 없어져요. 몸은 회복이 더디고, ‘다시 던질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많이 해요.”

-항상 긍정적이잖아?

“네,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저도 모르게 자꾸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롯데 경기는 많이 봤나?

“아니요. 거의 안 봤어요. 안 보게 되더라고요. 제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속상하기만 하고, 어쩌다 보고나면 선수들이 부럽고, 돌아서면 현실이 암담하고 그랬어요.”

-내년 목표는 무언가?

“다시 1군선수가 되는 거죠. 다른 목표는 없어요.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가서 던질 수만 있다면 더 바랄게 없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가?

“네, 내년 1년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아프지 않고 야구 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그것 하나는 절실하게 느껴요.”

-김시진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

“‘시간이 지나면 다 잘 될 테니까 서두르지 마라’고 하셨죠. 주변의 많은 분들이 같은 말씀을 하세요. 하지만 저는 한시라도 빨리 마운드에 서고 싶네요.”

-포크볼과 수술을 연관지어서 이야기 하는 사람도 많다. 마운드에 서면 포크볼을 또 신나게 던질 텐가?

“아낄 이유가 없죠. 저에게서 포크볼을 뺄 수는 없으니까요. 포크볼을 던지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지금은 마운드에 서느냐, 마느냐가 문제죠.”

-지난 2년 동안 조정훈이 얻은 수확은 뭔가?

“수확이요? 제가 남들처럼 죽기 살기로 훈련한다든지, 독기가 있다든지 그런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그런 제가 조금은 독해진 것 같아요. 몸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고, 프로선수로서 조금은 성숙해진 느낌 정도.”

○내년 이맘때 한번 더 인터뷰 하시죠!

-2년 사이에 롯데가 많이 변했다.


“많이 변했죠. 로이스터 감독님 계실 때 수술했는데, 양승호 감독님 거쳐 지금은 김시진 감독님이 오셨고. (이)대호 형, (홍)성흔이 형,(김)주찬이 형 떠났고. 코치님들도 많이 바뀌셨고. 또 새로 온 형들도 많고.”

-롯데 팬들은 조정훈에 대한 기대가 크다.

“큰 기대 안 하실 걸요.(웃음) 요즘 팬들이 야구를 얼마나 잘 아는데요. 수술하고 온 저에게 내년보다는 내후년을 기대하시겠죠. 저도 내년에는 큰 욕심 없고요.”

-2009년 다승왕을 했을 때나 2010년 초반 구위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아무도 모르죠. 영원히 구위를 회복 못 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제가 할 일 묵묵히 하면서 노력할겁니다. 지금 저에게 과거는 무의미합니다.”

-네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분명 예전과는 다르다. 절실함이 느껴져.

“백지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입니다. 올해 입단한 신인과 똑같죠. 거기에 몸도 정상이 아니니까 더 불리합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겨보렵니다.”

-지금 이 순간 조정훈의 꿈을 물어봐도 될까?

“1군선수가 되는 것 하나뿐입니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입니다.”

-그럼 내년 이맘때 인터뷰 한번 더하자.

“좋습니다. 내년 이맘때면 정말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조정훈은?

▲생년월일=1985년 5월 3일
▲키·몸무게=188cm·95kg(우투우타)
▲출신교=양덕초∼마산중∼용마고
▲프로 입단=2005신인드래프트 롯데 2차 1번(전체 1순위) 지명·입단
▲2013년 연봉=1억1000만원
▲통산 성적=95경기 25승17패 방어율 4.35(382.1이닝 317탈삼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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