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QPR을 구해낸 ‘문제아’ 타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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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6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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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 타랍. 사진캡처|QPR 홈페이지
아델 타랍. 사진캡처|QPR 홈페이지
퀀즈파크레인저스(QPR)가 드디어 첫 승을 올렸다. QPR은 15일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풀럼과 홈경기에서 아델 타랍(23)이 두 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2-1로 감격적인 마수걸이 승리를 기록했다. 해리 레드냅(65)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4경기 만에 거둔 승리. 사령탑 교체 이후 1승3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주장 박지성은 무릎 부상으로 결장했다.

●격정적이었던 서런던 더비, 감격의 첫승

런던 서쪽 ‘풀햄앤햄머스미스’ 지역에 나란히 위치한 두 팀은 전통적인 라이벌이다. 그만큼 양 팀 팬들의 응원전은 뜨거웠다. 풀럼 팬들이 위치한 원정 서포터석 근처는 경기 내내 욕설과 고성이 멈추질 않았다. 결과는 QPR의 승리. 첫 승리와 함께 QPR 팬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2-1로 앞선 채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8천여 팬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대부분의 팬들이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기립박수와 응원가를 멈추지 않았고, 선수들 역시 변함없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오랫동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QPR을 구해낸 ‘문제아’ 타랍

이날 경기에서 아델 타랍은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레드냅 감독의 전술 속에서 본인의 장기인 개인기를 십분 활용한 경기였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타랍은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 시세의 연결고리로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QPR의 프리미어리그 승격과 잔류를 지켜내며 명실상부 에이스 역할을 했던 타랍이지만, 마크 휴즈 전 감독 밑에서는 문제아였다. 뛰어난 기술과 스피드를 지녔지만 이기적인 플레이에 집착하며 팀워크를 망쳤다. 완전히 바뀌어버린 팀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레드냅 감독은 달랐다. 첫 3경기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타랍을 활용했던 레드냅은 이날 경기에서 타랍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하고, 오히려 넓은 공간과 함께 개인기술을 마음껏 펼치도록 주문했다.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했던 타랍은 시종일관 QPR의 날카로운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화려한 드리블뿐만 아니라 돋보이는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문제아를 단숨에 모범생으로 바꾼 레드냅 감독의 능력이 돋보이는 한판이었다. 시즌 초 영국의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QPR의 올 시즌은 괴팍한 아델 타랍을 조율하는 것에 달렸다”며 장단점이 뚜렷한 타랍의 존재를 주목하기도 했다.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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