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는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신 양강 체제’였다. 대한항공은 2010∼2011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면서 프로 출범 이후 6시즌 동안 계속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옛 양강 구도를 깨뜨렸고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와 맞붙었다.
두 팀은 올해도 강하다. 많은 전문가가 우승 후보로 꼽은 LIG손해보험은 개막 2연패를 당했지만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나란히 2연승을 기록했다. 그런 두 팀이 이번 시즌 처음 만났다. 예상대로 접전이 이어졌고 최종 5세트에서 웃은 팀은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대한항공을 3-2(18-25, 25-19, 16-25, 25-21, 15-12)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대한항공 상대 정규리그 4연패에서도 벗어났다. 삼성화재는 5세트에서 6-10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레오의 후위 공격으로 1점을 만회한 뒤 교체 투입된 김정훈이 대한항공 마틴(32득점)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면서 8-10으로 따라붙었다. 분위기를 탄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공격 성공에 이어 고희진이 마틴의 공격을 다시 블로킹해 동점을 만들었고 김정훈이 또 마틴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11-10,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김정훈은 이날 2득점에 그쳤지만 결정적인 블로킹 2개를 성공하면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했다. 삼성화재는 레오가 양 팀 최다인 33점을 올렸고 토종 주포 박철우가 15점을 보탰다. 삼성화재 리베로 여오현은 이날 15개의 디그를 성공해 최초로 통산 디그 3000개(3007개)를 달성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마틴의 힘이 떨어진 것 같아 블로킹을 노리고 김정훈을 투입한 게 맞아떨어졌다. 마지막 집중력에서 우리가 나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부 인삼공사는 ‘전력의 절반’이라는 외국인 선수 없이 흥국생명을 3-1(17-25, 25-17, 25-22, 27-25)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새 외국인 선수 드라간은 왼발목이 아프다는 이유로 개막전부터 출전을 거부했고 인삼공사는 결국 지난 주말 방출을 통보했다. 2연패 뒤 첫 승을 신고한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은 “솔직히 이길 줄 몰랐다.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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