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포인트] 4회초 냅다 뛴 이승엽, 황당 주루사 ‘찬물’

2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 삼성라이온즈 대 SK와이번스 경기 4회초 무사 1,2루 삼성 최형우 우익수 플라이 아웃 때 2루주자 이승엽이 안타로 판단해 3루로 뛰다 귀루하지 못하고 아웃되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문학｜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삼성 이승엽(36)은 한국시리즈(KS)에 앞서 “깜짝 놀랄 만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홈런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우승을 위해서라면 도루를 비롯해 번트까지 가리지 않고 팬들이 놀랄 만한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실제로 1차전 결승 홈런을 포함해 3차전까지 그는 10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의욕이 앞섰던 탓일까. 4차전에서 본헤드플레이로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0-0으로 진행되던 4회초. 이승엽은 선두타자로 나서 2루수 쪽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SK 2루수 정근우가 잡아 1루로 송구했지만 이승엽은 필사의 역주로 1루서 살았다. 여기까지는 모범이 됐다. 그리고 4번 박석민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특히 역투하던 SK 선발 김광현이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은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준 터라 SK쪽에서 찜찜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5번 최형우의 우중간 평범한 플라이 타구가 나왔다. 그런데 이승엽은 타구를 보지 않은 채 전력질주로 3루로 달리다 3루코치를 보고서야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때는 이미 늦었다. 우익수 임훈이 2루로 송구해 이승엽은 주루사를 기록하고 말았다. 1사 1·2루와 2사 1루는 천지차이. 결국 삼성은 선취득점에 실패했고, 4회말 곧바로 3실점하며 승기마저 내줬다. ‘천하의 이승엽’이 이날 KS 역사에 남을 ‘깜짝 놀랄 만한 본헤드플레이’를 펼치고 말았다.

문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