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악으로 깡으로 6년연속 KS 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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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7시 00분


SK 정근우가 22일 열린 PO 5차전 3회초 2사1루서 롯데 황재균이 2루 도루를 시도하자 베이스에서 송구를 기다리고 있다. 
정근우는 4차전서 4타수 4안타, 5차전서 2타수 1안타 등으로 맹활약해 PO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SK 정근우가 22일 열린 PO 5차전 3회초 2사1루서 롯데 황재균이 2루 도루를 시도하자 베이스에서 송구를 기다리고 있다. 정근우는 4차전서 4타수 4안타, 5차전서 2타수 1안타 등으로 맹활약해 PO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정근우는 PS스타일

“시즌 부진 자만 탓” 이 악문 가을무대
5경기서 타율 0.444…PO MVP 우뚝
“이젠 삼성 격파” 또 한번의 허슬 각오


‘돌아온 악바리’ 정근우(30·SK)가 팀을 사상 최초인 6년 연속 한국시리즈(SK) 진출로 이끌었다.

○SK 야구의 페르소나

최근 몇 년 간 소위 ‘SK식 야구’라고 명명된 것이 있었다. 타석에서의 끈질김, 짧지만 예리한 스윙, 물 샐 틈 없는 수비, 감각적인 수비 시프트, 작은 틈조차 놓치지 않는 베이스러닝,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 여기에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까지…. 그래서 누군가는 SK를 두고 “정말 얄밉도록 야구를 잘 한다”고 평했다. 이 모든 이미지를 한 인격체에 담는다면 어떤 선수가 나올까. ‘부동의 리드오프’ 정근우는 SK 야구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역대 최고팀의 일원이 꿈

3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정근우는 2개의 꿈을 이야기했다. 하나는 지난 시즌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아픔을 겪었던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또 하나는 사상 최초의 6년 연속 KS 진출이었다. 정근우는 “이제 한국프로야구도 역사가 30년이지 않은가. 먼 훗날 내가 사상 최고의 팀의 주전 2루수였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미 그의 시선은 동시대를 넘어서 있었다.

○정규시즌의 부진과 절치부심

그러나 올 시즌은 정근우에게 시련의 연속이었다. 127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은 0.266에 불과했다. 2007∼2011시즌 팀이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을 때, 그의 타율은 모두 3할 이상(2011시즌은 규정타석 미달)이었다. 정근우는 “솔직히 야구가 잘 되다 보니, 내가 야구를 너무 쉽게 봤다”며 자신의 교만함을 반성했다. 시즌을 마친 뒤 가을잔치에서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각오는 대단했다. 그는 정규 훈련을 마친 뒤 귀가해서도 아파트 옥상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스윙 훈련에 매진했다. 악바리 같은 남편의 모습에 아내는 “가족들 밥은 안 굶기겠다”며 격려했다.

○돌아온 ‘날쌘 돌이’ 지난 가을 눈물을 기억한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PO)에서 정근우는 SK 공격의 첨병으로 돌아왔다. 5경기 모두 1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타율 0.444(18타수8안타), 출루율 0.524를 기록했다. PO MVP(최우수선수) 기자단 투표(유효표 66)에서 23표를 얻어 박희수·박진만(이상 14표)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준PO에서 타율 0.529(17타수9안타)로 MVP를 수상한 이후 생애 2번째 포스트시즌 MVP였다. 이제 정근우의 시선은 ‘사자군단’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시즌 10월의 마지막 밤 KS서 삼성이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그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었다.

○SK 정근우=정작 5차전에서는 별로 한 게 없는데 MVP가 됐다니 감사드린다. SK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다. 선수들도 서로 말은 안 해도 이심전심으로 알고 있다. 당연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다.

○SK 김경기 타격코치=정근우는 정말 근성이 뛰어난 선수다. 우리 팀은 정근우가 살아나가야 공격이 활발해 질 수 있다. 정근우가 루상에 있으면 상대편에 주는 압박감도 엄청나지 않나.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라고 할 수 있으니 지켜보는 입장에서 대견할 뿐이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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