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미키, 사실상 은퇴 수순…“소치올림픽 나가지 않겠다”

  • 동아닷컴
  • 입력 2012년 10월 10일 16시 59분


코멘트
[동아닷컴]

일본 여자 피겨를 대표하는 안도 미키(25·일본)가 2014년 소치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도는 10일 일본 일간지 니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2012-13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것”이라며 “소치 올림픽 출전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아사다 마오(22·일본), 조애니 로셰트(26·캐나다) 등과 더불어 ‘김연아(22·고려대)의 시대’를 함께 겪었던 안도는 2011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한 시즌을 쉬었다. 안도는 당초 올시즌 그랑프리 3차 컵 오브 차이나와 4차 트로피 에릭 봉파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도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것.

공식적인 이유는 니콜라이 모로조프 코치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후 새로운 코치를 구하지 못해 연습도 부족하고, 기술적-정신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안도는 지난 3월 모로조프 코치와의 계약이 끝난 뒤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이후 5월까지 새로운 코치를 찾아 동분서주했지만, 이것도 실패했다. 실망감이 컸던 안도는 이번 시즌 그랑프리를 불참하고, 연말 아이스쇼도 열지 않기로 했다.

안도는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다. 그랑프리에 출전하지 않은 것은 보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라며 “내년에는 내가 피겨 선수로서 해온 시간들이 부끄럽지 않게 100% 보여주겠다”라고 밝혔다.

안도는 내년 2-3월경 빙판에 복귀할 뜻을 밝힌 상태. 하지만 세계선수권 등 국제 대회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시즌부터 국제빙상경기연맹(ISU)는 그랑프리에 참가하는 선수들로부터 부상 이외의 이유로는 절대 불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았다. 이번 시즌 서약서는 이미 지난 5월에 모두 제출된 상황.

현재로서는 안도에게 어떤 벌칙이 부과될지는 알수 없다. 최악의 경우 ‘ISU가 주최하는 모든 대회 출전 금지’를 당할 수도 있다. 일본이 ISU에서 큰 힘을 갖고 있긴 하지만, 올해는 ‘서약서’ 규정이 적용된 첫 해다. 게다가 안도 미키 같은 유명 선수가 첫 사례로 등장한 만큼, 잘못된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강한 벌칙을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안도는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모르겠다. 국제 대회 출전 금지도 각오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빙판 위에서는 언제나 행복하다. 어느 대회에서든 팬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잡았다.

또한 안도는 일본빙상연맹 측으로부터 꾸준히 받아온 ‘소치올림픽 출전’ 요청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안도는 “소치 올림픽에 출전할 생각은 전혀 없다. 현재로선 선수로서의 마지막 대회는 내년 전일본 선수권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전일본 선수권은 지금까지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해왔다. 안도 미키의 뒤를 잇는 일본 피겨계가 침체 상태임을 감안하면 올림픽 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도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을 뜻을 이처럼 분명히 밝힘에 따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안도는 “지난 1년간 프로 스케이터들과 함께 아이스쇼를 했다. 마치 은퇴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라며 “은퇴 후에도 아이스쇼는 계속 하고 싶다. 치열한 경기에 나서고 싶은 생각이 좀처럼 들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오랜 선수생활로 심신이 지쳐있음도 시사했다. 사실 올해 25세인 안도는 피겨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든 상태다.

안도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더 이상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 매우 불행하다’라고 언급하는 등 선수 생활에 대해 염증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빙상계 일각에서는 코치-선수보다는 연인 관계에 가까웠던 안도와 모로조프 코치의 결별은 사적인 관계 또한 결별되었음을 뜻하며, 안도로서는 이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안도 미키의 ‘그랑프리 불참 선언’은 사실상 현역 은퇴 선언이라고 볼 수 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