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의족, 너에게 졌다… 의족육상 황제 피스토리우스 200m 결승 충격의 역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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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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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의족 길이에 문제 제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오른쪽)가 3일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 육상 남자 T44(절단 및 기타 장애) 200m 결승에서 2위로 골인한 뒤 금메달을 딴 알랑 올리베이라(브라질)와 서로 떨떠름한 표정으로 손을 맞잡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올리베이라의 의족 길이가 규정보다 길었다”며 불만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육안으로도 올리베이라의 의족이 약간 길어 보인다. 런던=EPA 연합뉴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오른쪽)가 3일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 육상 남자 T44(절단 및 기타 장애) 200m 결승에서 2위로 골인한 뒤 금메달을 딴 알랑 올리베이라(브라질)와 서로 떨떠름한 표정으로 손을 맞잡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올리베이라의 의족 길이가 규정보다 길었다”며 불만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육안으로도 올리베이라의 의족이 약간 길어 보인다. 런던=EPA 연합뉴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를 둘러싸고 진행됐던 ‘의족 논쟁’이 다시 불붙을 것인가.

2일(현지 시간) 저녁 올림픽스타디움에 모인 관중은 잠시 눈을 의심했다.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육상 남자 T44(절단 및 기타 장애) 200m 결승에 출전한 피스토리우스가 2위를 했기 때문이다. 그가 전날 21초30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예선을 1위로 통과했기에 놀라움은 더 컸다. 피스토리우스를 0.07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알랑 올리베이라(21초45·브라질)였다.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때 200m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피스토리우스는 2008년 베이징에서 100m, 200m, 400m 3관왕을 차지했고 장애인 육상 선수로는 최초로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올해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해 비장애인과 겨루는 등 ‘장애인 육상의 우사인 볼트’로 여겨졌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기존 3종목에 4×100m 계주까지 4관왕을 노렸지만 첫 종목부터 계획이 어긋났다.

올리베이라는 레이스 중반까지 피스토리우스에게 크게 뒤졌지만 직선 주로에 접어든 뒤 놀라운 스퍼트를 발휘하며 21초4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리베이라는 전날 예선에서 피스토리우스에게 0.58초 뒤진 21초88을 기록했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 피스토리우스가 상대 의족 길이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피스토리우스는 “올리베이라는 훌륭한 선수지만 그의 다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길었다. 그는 100m 지점까지 8m나 뒤져 있다 나를 따라잡았다. 3위인 미국의 블레이크 리퍼도 전날보다 10cm는 커졌다. 공정한 경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올리베이라는 “훈련의 성과다. 나는 의족 관련 규칙을 지켰다. 이런 말을 듣는 게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현재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육상 장비 규정은 “T42∼46 선수들은 길이가 같은 의족을 착용할 수 있고 이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만 돼 있어 의족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런던=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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