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모자 쓰고…아디다스 가방 메고…北, 런던 장애인올림픽 첫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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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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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처음으로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모습을 드러냈다. 196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후 52년 만이다. 한때 ‘장군님이 계신 평양에는 장애인이 없다’고 했던 북한은 올 4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잠정 회원으로 가입했고 7월 1일 베를린 국제수영대회에서 임주성(17)이 와일드카드를 따내면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임원으로 참가한 이분희 27일 런던 장애인올림픽 선수촌 입촌식에 참가한 이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이 선글라스를 쓴 채 미소를 짓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임원으로 참가한 이분희 27일 런던 장애인올림픽 선수촌 입촌식에 참가한 이분희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이 선글라스를 쓴 채 미소를 짓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북한은 2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패럴림픽 선수촌 입촌식에 참가했다. 애초 임주성과 임원 3, 4명 등 5명 정도의 미니 선수단이 올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24명이나 됐다. 선수는 임주성이 유일하고 나머지는 임원이나 취재진 등이다. 이들 가운데는 1991년 지바 탁구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 한국 대표팀 감독과 단일팀을 이뤄 금메달을 땄던 이분희도 있었다.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 자격으로 참석한 이분희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기(입촌식)에 집중하겠다”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카메라 기자들이 몰려들자 검은 선글라스를 급히 꺼내 쓰기도 했다. 이분희는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때 참관인 자격으로 현장을 찾아 북한의 국제대회 출전 방법을 모색하는 등 북한 장애인체육이 세계무대에 등장하는 데 힘을 썼다. 선수단 단장인 김문철 민족장애자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선수단은 아디다스 백팩을 메고 운동화를 신은 채 입촌식에 참석했다. 북한의 패럴림픽 참가를 외곽에서 지원한 사단법인 푸른나무 신영순 본부장은 “협찬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전과는 달리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의 로고와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 모자를 쓴 임원도 눈에 띄었다. 이 모자 등은 주영 북한대사관 측에서 구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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