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홍명보, 다음은 월드컵 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축구인들 “0순위 후보”, 제자들도 월드컵팀 주축
프로행 가능성은 낮아… 본인 “당분간 쉬고 싶다”

“여러분이 한국과 일본 축구의 미래입니다. 열심히 즐겁게 공 차세요.”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43)은 광복절인 15일 강원 인제군 북면 원통리로 달려갔다. 원통생활체육공원 경기장에서 열린 ‘홍명보장학재단컵 유소년(12세 이하) 클럽축구대회 결승전인 파주 유소년팀과 일본 가시와 레이솔 유소년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축구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사령탑 업무를 사실상 모두 마친 홍 감독이 13일 귀국해 보여준 첫 공식 행보는 유소년 축구에 대한 사랑이었다. 파주 유소년팀이 ‘유소년 한일전’에서 1-3으로 져 한일전으로 열린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2-0 승리의 흥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홍 감독은 “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즐겁게 공을 차라”며 꿈나무들을 격려했다.

홍 감독의 향후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란 신화를 쓰며 명장 대열에 합류했다. 올림픽 전부터 일본은 물론이고 K리그 구단들이 영입하려고 했지만 “올림픽에 집중하겠다”며 모두 고사했는데 동메달까지 따 더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현재로선 프로행을 선택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즌 중이라 빈자리가 없는 측면도 있지만 큰일을 치르느라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만큼 휴식을 취하며 홍명보장학재단 일에만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뭘 할지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 당분간 쉬고 싶다”고만 했다.

사실 대부분의 축구인은 홍 감독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사령탑 ‘0순위’로 보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월드컵팀을 맡아 아시아 지역예선을 치르고 있지만 사령탑에 오른 뒤 “내 역할은 본선 진출을 이루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선언해 월드컵 본선 감독을 다시 뽑아야 할 상황이다. 국내 감독 중에서 선택한다면 홍 감독이 최고의 카드가 된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등 2009년 이집트 20세 이하 월드컵 때부터 키워온 선수들이 월드컵팀의 중심으로 성장한 것도 홍 감독의 발탁을 자연스럽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감독도 대표팀 사령탑 수락 직전에 “청소년대표팀 출신이 대표팀에 많아 홍 감독이 올림픽팀과 월드컵팀을 겸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었다. 당시 일부에서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나이도 젊다”는 반대가 없었다면 홍 감독이 월드컵팀 사령탑을 겸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의견 자체가 사라졌다. 영국과 일본을 무너뜨리고 ‘세계 3위’를 하며 홍 감독의 지도력이 만천하에 증명돼 ‘반대론’은 완전히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채널A 영상] ‘귀하신 몸’ 기성용·박주영·홍명보 몸값 치솟아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동영상=韓축구, 日꺾고 사상첫 메달 획득, 감격의 순간 다시보기
#홍명보#축구 대표팀#월드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