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메달보다 원칙… 런던티켓 반납한 사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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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참마속(泣斬馬謖). 올림픽 메달 기대주 이대명(24·경기도청)을 국가대표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한 한국 사격계의 심경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대한사격연맹은 올해 런던 올림픽에 13명의 선수를 파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올림픽 쿼터는 14장을 땄지만 1장은 국제사격연맹에 반납한다.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이대명을 데려가지 않기로 한 것이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3관왕 이대명은 한국 남자 권총의 간판 진종오(33·KT)의 후계자로 손꼽히는 선수다. 6차까지 치러진 대표 선발전에서 이대명은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등 두 종목에서 각각 3위를 했다. 국제사격연맹은 세부 종목당 한 국가에서 2명씩만 출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1, 2위에 오른 진종오와 최영래(30·경기도청)가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다.

최영래를 둘 중 한 종목에만 출전시키고 메달 가능성이 높은 이대명에게 나머지 한 종목 출전권을 주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었다. 대한체육회도 사격연맹 측에 “경쟁력이 있는 남자 권총에 한 명을 더 데려가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맹은 고심 끝에 이 제안을 거절했다. 연맹 관계자는 “대표 선발전 기록으로만 선수를 선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당장 메달이 급하다고 원칙을 깰 순 없었다”고 했다. 이대명이 아니라 진종오가 탈락했다 해도 구제하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진종오는 이런 말을 했다. “선발전 내내 너무 긴장해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올해는 어떻게든 통과했지만 다음 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할 자신이 없다.” 치열하고 살벌한 사격의 대표 선발 방식이 런던 올림픽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대명#사격#런던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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