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험난한 코스에 선수도 캐디도 기진맥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6월 21일 19시 55분


코멘트
“물을 마시고 또 마셔도 갈증이 나요. 더워 죽는 줄 알았어요.”

21일 충북 제천 힐데스하임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GT)투어 볼빅-힐데스하임오픈(총상금 3억원·우승상금 6000만원) 1라운드. 폭염에 선수도, 캐디도, 갤러리도 지쳐버렸다. 이날 제천 지역의 최고 기온은 섭씨 32도까지 올라갔다. 올 들어 가장 더웠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았다.

선수들을 더 힘들 게 만든 건 높은 기온만큼이나 심한 코스의 경사다.

힐데스하임 골프장은 전장이 7188야드로 짧은 편이지만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그린까지 경사가 심하다. 5시간 이상 걸으면서 경기해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최악의 조건이다.

6언더파 66타를 쳐 1라운드 공동 선두로 나선 이상희(20·호반건설)는 경기 후 “물을 6병정도 마신 것 같다. 샷을 한번 할 때마다 물을 마셨다. 정말 더웠다”며 힘들어했다.

선수도 선수지만 캐디들은 체력이 바닥났다. 20kg이 넘는 골프백을 메고 5시간 이상 걸었으니 아무리 체력이 튼튼하다 해도 지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대회는 아시안투어와 공동 개최여서 동남아 출신 골퍼들도 많이 출전했다. 더위에 익숙한 선수들이지만 한국의 푹푹 찌는 더위와 험난한 코스 앞에 할 말을 잃었다. 대회 관계자는 “1라운드를 마친 아시안투어 출신 한 선수의 캐디는 ‘내일부터는 백을 메고 걸을 수 없으니 카트를 구해달라’며 하소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폭염과 험난한 코스는 우승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더위가 도움이 된 선수도 있다. 대구 출신의 김대현(24·하이트)이다. 5언더파 67타를 치며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끝낸 김대현은 “여름에 강한 편은 아니지만 대구 출신이라 그런지 이 정도 날씨는 덥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대회전까지 5차례 대회에서 한번도 언더파 성적을 내지 못한 김대현은 이날 6개 대회 만에 첫 언더파를 기록했다.

제천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