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올림픽팀, 우린 죽음의 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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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0일 07시 00분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런던올림픽 본선 조 추첨 결과에 대해 ‘물고 물리는 접전’이 벌어질 수 있는 ‘좋지 않은 대진’이라고 진단했다. 스포츠동아DB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런던올림픽 본선 조 추첨 결과에 대해 ‘물고 물리는 접전’이 벌어질 수 있는 ‘좋지 않은 대진’이라고 진단했다. 스포츠동아DB
“올림픽팀 최악의 조편성” 발언 왜?

전력 엇비슷해 물고물리는 접전
최소한 승점6 이상 올려야 안심
“스페인·브라질과 한조 원했는데”

경기장 시설 이동거리 등엔 만족


“A조를 제외하면 최악의 조 편성이다.”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전문가들의 장밋빛 전망에 일침을 가했다. 홍 감독은 25일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조 추첨식에 참석한 뒤 경기를 치를 뉴캐슬, 코벤트리, 웸블리구장을 방문하고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멕시코, 스위스, 가봉과 함께 B조다. 전문가들은 개최국 영국(A조)과 C조 브라질, D조 스페인을 모두 피한 최상의 조 편성이라 입을 모았다. 그러나 정작 홍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이유는 뭘까.

○물고 물리는 접전 예상

홍 감독은 29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많은 분들이 격려 차원이나 힘을 내라는 의미로 조 편성이 잘 됐다고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감독인 나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홍 감독은 내심 스페인, 브라질과 한 조가 되길 원했다. 그는 “영국은 개최국이라 피하고 싶었지만 스페인, 브라질을 피하고 싶다고 한 적은 없다. 토너먼트에서 가장 강한 팀, 약한 팀이 있으면 중간 팀은 승점4로 8강이 가능한데 우리는 승점6은 따야 안심이다. 스페인, 브라질 같은 팀이 3승을 하면 1패가 의미가 없는데 우리 그룹은 1패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브라질, 이집트, 벨라루스, 뉴질랜드가 속한 C조는 브라질이 최강, 뉴질랜드가 최약체다. 벨라루스와 이집트가 남은 1장의 티켓을 갖고 싸우는 형국이다. 최약체만 꺾으면 8강 진출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홍 감독은 2009년 이집트 U-20월드컵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독일, 미국, 카메룬과 한 조에 속해 카메룬에 패하고 독일과 비겼지만 미국을 이겼다. 미국과 2위 쟁탈전에서 승리하며 1승1무1패(승점 4)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홍 감독은 현재 대략적으로 B조 상대국 전력을 파악했다. 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을 직접 봤고 가봉은 모로코 핌 베어벡 감독에게 받은 비디오를 분석했다. 그는 “멕시코는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 와일드카드가 합류하면 더 나은 팀이 될 것이다. 스위스는 좋은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돼 기본이 탄탄한 것 같다. 가봉은 모로코와 아프리카 예선 결승을 보니 피지컬, 스피드 모두 상상 이상이다. 대단한 팀이다”고 평했다.

홍 감독은 B조에 최강팀이 없어 물고 물리는 접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기장 시설, 상태 만족

홍 감독은 경기장 시설 등에 대해 대체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축구 본고장답게 경기장 상태, 시설이 좋다. 도시를 이동할 때도 2시간 정도 밖에 안 돼 만족스럽다”고 했다. 다만, 스위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벌일 코벤트리 스타디움에 대해서는 약간의 우려를 보였다. 이곳에서는 한국-스위스 경기보다 2시간45분 전 멕시코-가봉 경기가 열린다. 4개의 라커룸이 필요하다. 원래 2개 라커룸 외에 창고를 개조해 새로 만들어진 2개 라커룸은 좁다. 홍 감독은 안 좋은 라커룸이 배정될까봐 걱정하고 있다.

한편, 와일드카드 박주영(아스널)의 합류에 대해 홍 감독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최근 부상에서 합류한 이청용(볼턴)은 “원래 와일드카드 후보로 생각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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