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興민, 독기로 쏜 5호골 ‘2경기 연속 골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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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3일 07시 00분


손흥민. 사진출처=함부르크SV 공식 트위터
손흥민. 사진출처=함부르크SV 공식 트위터
뉘른베르크전 선발 출격…후반 선제골
3순위 킬러 설움 딛고 2경기 연속 골맛
핑크 감독 눈도장 쾅…팬들은 기립박수


손흥민(20·함부르크SV)이 시즌 5호 골을 터뜨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흥민은 21일(한국시간) 독일 뉘른베르크 이지크레딧 슈타디온에서 열린 뉘른베르크와 분데스리가 32라운드 원정에서 후반 14분 오른발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함부르크는 비록 1-1로 비겼지만 ‘에이스’를 노리는 손흥민의 역할은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비중을 더하고 있다.

○독기로 위기 탈출에 성공하다

함부르크 사령탑인 핑크 감독은 불과 보름 전만 해도 손흥민을 중용하지 않았다. 그가 구상한 전술에 손흥민은 제3의 공격 옵션에 불과했다. 페루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파올로 게레로와 크로아티아 골게터 믈라텐 페트리치가 항상 선발 투 톱이었고, 그나마 교체로나마 기회를 잡아온 건 마르쿠스 베리였다.

그러나 기회는 갑자기 찾아왔다. 15일 하노버96과 31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게레로가 살인적인 태클을 하면서 8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데다 페트리치가 감기 몸살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손흥민은 이 자리를 확실히 메웠다. 4개월여 만에 잡은 출격 찬스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함부르크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핑크 감독의 시선도 달라졌다. 손흥민은 당연히 뉘른베르크 원정 때 주전이었고, 역시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38분경 페트리치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올 때 함부르크 원정 팬들은 기립박수로 영웅의 활약을 격려했다.

철저한 준비가 없었다면 그의 부활은 불가능할 뻔 했다.

캄캄한 현실에 주저앉기 보다는 아버지 손웅정 춘천FC 유소년 팀 감독이 마련해준 개인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몸을 만들며 때를 기다렸다. 드리블과 슛은 물론이고 웨이트트레이닝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시즌 중이었지만 맹훈련을 했다. 손 감독은 조금은 의기소침해진 아들에게 “축구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추락도 상승세도 계속 바뀐다. 당장이 어렵더라도 사람에게는 다 맞는 ‘때’가 있다. 그것을 놓치지 말고 잡아라”고 충고했다.

기약 없던 기다림 만큼 행복도 컸다. 2주 전 독일을 찾은 아버지 앞에서 아들은 멋진 골로 보답했다. 이제 기대주가 아닌 에이스로서 입지를 굳혀가는 손흥민의 활약 속에 전통의 명문 함부르크도 살아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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