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단독 인터뷰] 마이클 영 “박찬호 ML 100승, 대단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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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8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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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마이클 영.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텍사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마이클 영.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동아닷컴]

텍사스 레인저스는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구단이다. 한화 이글스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40)가 몸 담았던 팀이다. 현재는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텍사스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 중이다.

텍사스를 이야기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다. 텍사스의 ‘영원한 캡틴’ 마이클 영이다. 2000년 데뷔한 영은 줄곧 텍사스에서만 뛰며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뛴 것만 1677경기(4월18일 기준).

기량도 흠 잡을 곳이 없다. 통산 7회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골드글러브와 올스타전 MVP 수상기록도 있다. 최다안타 1위도 두 차례 기록했으며, 2005년에는 생애 첫 타격왕(0.331)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다.

무려 6시즌 이나 200+안타를 때려냈고 통산 2076개의 안타를 기록중이다. 통산타율은 0.304.

하지만 영이 더 돋보이는 이유는 성적보다 팀을 위한 희생 때문이다. 뛰어난 선수였음에도 팀을 위해 자신의 포지션을 포기했다. 팀의 요구를 받아들여 2루수-유격수-3루수-1루수-지명타자로 포지션을 바꿨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는 올스타 선수지만 기꺼이 포지션 변경을 받아들였다. 지난 오프시즌에는 지명타자 전향을 놓고 약간이 마찰이 있었으나 결국에는 구단의 뜻에 따랐다.

이외에도 마이클 영은 지역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소아암 퇴치 재단’을 운영하는 등 경기장 밖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 이처럼 뛰어난 인성과 실력을 갖춘 영은 다른 슈퍼스타들을 밀어내고 텍사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다.

어느덧 30대 중반인 된 영은 이번 시즌에도 0.356의 고타율을 유지하며 2홈런 10타점으로 텍사스의 지구선두를 이끌고 있다.

영은 박찬호와도 함께 선수생활을 했다. 박찬호가 텍사스에서 뛰었을 때 공격과 수비에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영은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100승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단한 일을 해냈다. 그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라고 박찬호를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의 올스타 플레이어 영을 미국현지에서 만나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많은 야구팬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그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은 마이클 영과의 일문일답>

-어떻게 메이저리그에 뛰어들게 됐나.

: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94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되었지만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3년 뒤인 1997년 토론토에 지명을 받아 프로선수가 됐다. 2000년 텍사스로 트레이드 되면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의 기쁨을 맛봤다.

-볼티모어에 지명되었을 당시 왜 프로에 진출하지 않았나.
: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대학에 가고 싶었다. 고등학교 시절 대학진학은 나의 우선과제였고 대학교육도 마치고 싶었다. 두 번째 이유는 야구선수로서 프로에서 뛸 만한 체력적인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나는 겨우 17살이었고 작고 마른 체형이었다. 대학에 진학한 후 살도 찌고 키도 컸다. 고교 졸업 당시에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성숙하지 않았다. 경쟁이 심한 프로에서 뛰려면 몸과 마음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야구 외에 잘하는 운동이 있나.
: 미국의 여느 아이들처럼 어린 시절부터 야구뿐만 아니라 농구, 축구, 풋볼 등의 스포츠를 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농구선수가 되는 꿈을 꿨다. 하지만 농구선수 대신 야구선수가 됐다. 지금도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하지만 직접 하는 건 야구밖에 없다. 나머지는 TV로 보는 것만 좋아한다.

-어렸을 적 좋아했던 야구팀은 어디인가.
: LA에서 자랐음에도 뉴욕 메츠를 좋아했다. 내 주위 사람들은 모두 다저스 팬이었지만 나만 유독 메츠를 응원했다.

-지난 2008년 또다시 텍사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텍사스를 고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 텍사스는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한 이래 줄곧 몸 담은 팀이다. 내 아들도 텍사스에서 태어났고 가족 모두 텍사스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구단이 지향하는 여러 정책들이 내 생각과 잘 맞는다. 그래서 텍사스 잔류를 선택했다. 지금껏 단 한번도 텍사스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줄곧 스타플레이어로 활약 중이다. 오랜 시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 비결이라면 숱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한 것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정신과 신체조건이 건강하다는 것도 비결이라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지 벌써 12년이 지났다. 메이저리거로 살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 원정경기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다는 게 힘들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가족들이 휴가와 방학을 이용해 원정경기에 동행하기도 한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 최고투수 다르빗슈 유를 영입했다. 팀 전력이 많이 강해진 것 같다.

: 물론이다. 다르빗슈 유뿐만 아니라 작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던 주전선수 대부분이 여전히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올해는 반드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다.

-구단의 요청으로 포지션을 바꾸고 있다. 포지션 변경이 야구에 끼치는 영향이 있는가.
: (단호하게) 전혀 없다.

-그렇다면 어떤 포지션이 자신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 승리한 경기에서 맡았던 포지션이 나와 가장 잘 맞는다. 나보다 팀이 먼저다.

-이젠 적지 않은 나이다.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싶나.

: 은퇴에 대해서는 따로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늘 현재만 생각한다. 올해 최선을 다하고 다음 시즌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생각할 것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마이클 영(오른쪽)이 동료 애드리안 벨트레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 애리조나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텍사스 레인저스의 마이클 영(오른쪽)이 동료 애드리안 벨트레와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 애리조나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지금껏 가장 기억에 남는 메이저리그 경기가 있다면.
: (웃으며) 어려운 질문이다. 굳이 한 경기를 꼽자면 지난 2002년 휴스톤을 상대로 홈런 2개를 포함해 5타수 5안타를 기록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많은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투수는 누구인가.
: 지금은 은퇴한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다. 구속도 빨랐고 변화구가 다양해 공략하기 어려웠다.

-이번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나를 비롯해 팀 동료 모두 건강하게 그리고 즐겁게 한 시즌을 치렀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보고 올해는 꼭 우승하고 싶다.

-한국선수 중 아는 선수가 있나.
: 물론이다. 오래 전 팀 동료였던 박찬호 뿐만 아니라 추신수도 알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뛰며 100승을 거두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박찬호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 그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 추신수 역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다. (참고로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기록했다. 선발투수로는 113승.)

-마지막 질문이다. 마이클 영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 내 삶의 전부라 할 수 있다. 물론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가장 중요하지만 야구는 바로 그 다음 순위일 만큼 내 삶에 있어 소중하다.

애리조나 | 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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