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의 유럽축구 스케치] 연령대별 맞춤형 체계적 운영 메시는 유소년 클럽의 예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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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0일 07시 00분


세계 축구를 이끌어가는 FC바르셀로나는 유소년 시스템부터 달랐다. 사진제공|이영진 해설위원
세계 축구를 이끌어가는 FC바르셀로나는 유소년 시스템부터 달랐다. 사진제공|이영진 해설위원
얼마 전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기회가 닿아 전 세계 10개국 유소년 클럽이 출전하는 바르셀로나 축구학교(FCBSCOLA) 대회를 관전했는데, 최근 국제축구를 지배하는 그들의 철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7∼8세, 9∼10세, 11∼12세, 13∼14세로 연령대 구분을 지어 대회를 따로 유치한 점이 놀라웠다. 올해는 한국과 일본, 이집트, 폴란드, 페루, 멕시코, 브라질, 스페인(카탈루냐) 등지에서 10개 팀이 출전했다.

완벽한 클럽시스템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체계적인 선수 교육 시스템이 확연히 눈에 띄었다. 연령별 구분은 7∼8세(브레벤하민), 9∼10세(벤하민), 11∼12세(알레빈·이상 각 3개 팀 및 7대7 게임 형태), 13∼14세(인판틸), 15∼16세(카데테), 17∼18세(후배닐 ·이상 각 1개 팀 및 11대11 게임 형태) 등이 있고, 나이 구분 없는 아틀레틱(B팀)으로 운용 중이다.

물론 각각의 표준화된 선수 평가표가 있는데, 여기에는 축구 기량뿐 아니라 예의와 대화력, 소속감, 충성도, 인성 등이 총망라돼 있다. 그저 축구만 할 줄 아는 선수들은 자연히(적어도 바르셀로나에서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달성 과업도 따로 주어지는데, 6∼7세 선수들은 축구 관련 조정 및 신체동작 발달 등이 해당되고, 모든 산하 팀들의 훈련 프로그램이 동일하고 연속성이 있어 흥미를 줬다.

어디서나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놓고 ‘특별하다’고 한다. 실제로 모든 연령대 선수들의 경기 패턴이 동일했다. 정확하고 빠르며 쉼 없이 가하는 압박과 유기적인 조직력은 ‘경기 지배’라는 목적에 부합했다. 여기에 클럽이 오랜 세월 지향해온 배려와 존중, 충성심은 유소년 시절부터 키워진 것이므로 다른 팀과는 큰 차이가 있다. 바르셀로나가 왜 이기는지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잘하게 된 이유가 뭔지를 알게 돼 더 소중한 시간이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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