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해진 포백, 날개 단 방울뱀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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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0일 07시 00분


제주가 K리그 선두에 나선 가운데 시즌 초반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다. 제주의 호벨치가 7일 대구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유나이티드
제주가 K리그 선두에 나선 가운데 시즌 초반 ‘흥행’에도 성공하고 있다. 제주의 호벨치가 7일 대구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유나이티드
성적+흥행…제주의 두토끼몰이

홍정호·허재원 그물수비 실점 감소
주전-비주전 평준화 깜짝 선두질주
울산·포항·서울 3연전도 자신만만
관중에 간식제공…구단 내조도 한몫


제주 유나이티드가 시즌 초반 성공적으로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몰이를 하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8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제주는 6라운드 현재 4승1무1패(승점 13)로 깜짝 선두다. 제주는 7일 홈에서 대구를 2-0으로 눌렀는데 현장에서 지켜 본 K리그 관계자가 “수원-서울 못지않게 흥미진진하고 박진감이 넘쳤다”고 감탄할 정도로 경기 내용이나 분위기가 뜨거웠다.

○탄탄한 수비

수비력이 탄탄해지면서 제주 박경훈 감독이 모토로 내세운 방울뱀 축구의 위력이 배가되고 있다. 제주는 작년시즌 수비실수로 인한 실점이 많았다. 이길 경기는 비기고 비길 경기는 졌다. 올해는 다르다. 포백 라인이 탄탄하다.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건재하고 광주에서 이적해 온 허재원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제주는 초반 4경기에서 6실점하며 주춤했지만 최근 2경기 무실점이다.

빠르고 기술 좋은 선수들이 대거 가세한 미드필더와 공격라인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0년보다 더 낫다는 평이다. 박경훈 감독은 “오래 볼을 소유하면서 빠른 카운트어택으로 득점하는 전술을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실행하고 있다. 2010년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호와 3연전으로 검증

제주는 앞으로 3연전이 고비다. 11일 울산과 홈경기에 이어 14일과 21일 포항, 서울과 연속 원정을 치른다. 그러나 박 감독은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이번 3연전을 통해 우리 실력이 진짜 어느 정도인지 검증받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자신감의 원천은 스쿼드의 평준화다. 박 감독은 “오승범, 서동현, 강수일, 심영성, 양준아, 송호영 등 교체멤버가 대기 중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가 없어 빡빡한 일정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케팅도 성공

제주의 올 시즌 홈 3경기 평균 관중은 5984명. 이 정도로 성공적이라 평하기는 좀 이르다. 그러나 분명 고무적인 측면이 있다. 작년보다 훨씬 투명하게 관중 숫자를 계산하면서도 평균 관중(작년 4498명)은 더 늘었다.

구단 차원의 노력도 돋보인다. 제주는 ‘작전명 1982(창단연도)’라는 콘셉트로 매 경기 선수들의 이름으로 선착순 팬 1982명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반응이 좋다.

11일 울산전은 홍정호의 이름으로 비빔밥이 나간다. 제주 직원들은 요즘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안 한다. 일부러 밖으로 나가 식사와 홍보를 겸한다.

연맹 관계자는 “요즘 제주 경기장을 가 보면 예전에 비해 들썩들썩한 느낌이 든다.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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