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125kg ‘홀쭉’ 투지는 ‘뚱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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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4번 타자 이대호의 공을 노려보는 눈매가 날카롭다. 30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1-3으로 뒤진 9회 무사 2루에서 이대호가 상대 마무리 투수 브라이언 폴겐버그와 대결하고 있다.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4번 타자 이대호의 공을 노려보는 눈매가 날카롭다. 30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1-3으로 뒤진 9회 무사 2루에서 이대호가 상대 마무리 투수 브라이언 폴겐버그와 대결하고 있다.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사히신문 제공
‘빅보이’는 몰라보게 홀쭉해진 모습이었다. 오릭스 이대호는 한국에 있을 때 많은 선수들 사이에 있어도 금세 눈에 띄었다. 큰 체격 때문이었다. 일본에서는 달랐다. 30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훈련하는 이대호를 찾기 위해 선수들의 등번호를 확인해야 했다. 이대호의 통역 정창용 씨는 “지금 125kg 정도인데 본인에게 딱 좋은 것 같다. 몸 관리를 잘했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전날 훈련을 마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도 타격 3관왕을 해볼까요”라는 말을 꺼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의도도 있지만 2010년 한국에서 전인미답의 타격 7관왕을 달성했던 그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였다. 이대호는 또 “오랫동안 기다렸다. 개막전을 대비해 몸을 만들어 왔다”고 했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한결 나은 타격을 보여주겠다는 의지였다. 이대호가 무엇보다 중점을 둔 것은 바로 타점이다. 4번 타자가 팀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이다. 그는 “타점이 먼저다. 하지만 필요할 때 홈런도 보여주고 싶다”며 욕심을 내비쳤다.

이날 이대호는 경기 전 긴장한 기색이 엿보였다. 가끔 자신을 향해 몰려 있는 카메라를 향해 웃음을 보이기도 했지만 배팅 훈련 때 마음먹은 대로 타구가 뻗어가지 않자 “아!” 하며 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결국 일본 데뷔전에서 기다리던 홈런은 치지 못했지만 이대호는 팀의 유일한 타점을 올리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오릭스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 나카무라 준 씨는 “이승엽도 성격이 좋았지만 이대호는 훨씬 더 붙임성이 있다.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이런저런 몸짓까지 동원하며 다른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누구보다 빨리 일본 팀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쿠오카=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일본프로야구#이대호#이대호일본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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