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국, 전세계 어디서도 못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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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7일 07시 00분


지난해 승부조작 혐의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된 최성국은 최근 FIFA로부터 국내외 선수활동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스포츠동아DB
지난해 승부조작 혐의로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된 최성국은 최근 FIFA로부터 국내외 선수활동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스포츠동아DB
FIFA, 세계무대 활동중지 왜?

FIFA“승부조작 제명 전세계에 유효”
라보트니키행 이적동의서 승인 안해
승부조작 선수 해외진출길 원천 봉쇄


국제축구연맹(FIFA)이 승부조작 혐의로 지난 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최성국(29)에게 국내외 모든 선수 활동을 정지시키는 제재를 가했다. 프로축구연맹은 16일 “FIFA가 8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최성국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영구제명 처분이 전 세계에 유효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성국은 국내외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최성국은 상무 소속이던 2010년 6월 K리그 두 경기 승부조작과 동료 포섭 혐의로 지난 달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성국 사태의 파급력은

최성국은 작년 6월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프로연맹을 통해 자진신고를 했고,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에 축구협회는 ‘선수자격 영구박탈’ 처분을 내렸다. 이후 최성국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행선지는 동유럽 마케도니아 1부 리그 라보트니키였다.

하지만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1월 말 라보트니키는 축구협회에 ITC를 발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축구협회는 “최성국이 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됐다. 발급할 수 없다”는 답을 보냈다. 이후 FIFA로부터 “최성국 사건 관련 증빙 서류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 왔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은 그간의 검찰 조사 결과와 축구계 자체 조사, 승부조작과 관련 선수들의 상황을 두루 종합한 자료들을 FIFA에 전달했다. 라보트니키는 임시이적동의서 발급도 고려했지만 FIFA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뜻을 이루지 못한 최성국은 최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국 사태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FIFA 공문에 이름이 직접 거론되진 않았지만 승부조작 사건 이후 해외 진출을 타진해온 선수들은 박병규, 이정호 등 여럿이다. 이들은 중국과 중동, 서아시아 등지를 노크했다. 하지만 FIFA는 선수이적매칭시스템(TMS)에 승부조작 연루 선수들을 등록할 수 없도록 이미 조치를 내렸다.

현재로서는 승부조작 징계에서 해제되는 방법 밖에 없다. FIFA 공문에도 ‘해당국 협회의 징계가 풀리면 FIFA도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FIFA가 임시이적동의서를 만든 것도 선수 권익 보호를 위해서다. 승부조작 무혐의를 받거나 처벌을 모두 받은 뒤에나 그라운드 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 했다.

○승부조작 용납 않는 FIFA

승부조작은 전 세계에 만연돼 있다. 중국, 동남아 외에도 이탈리아나 동유럽, 남미에서도 심판과 선수, 구단 고위층이 관여된 승부조작이 불거졌다. 여기에 마피아 연루설 등 조직적인 범죄 집단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FIFA는 유럽축구연맹(UEFA), 인터폴(국제경찰) 등과 공조해 승부조작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이에 발맞춰 승부조작 신고용 직통 전화와 웹사이트를 개설해 연말까지 운영 할 예정이다. 승부조작 예방 교육센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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