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아이고, 매만 맞다 끝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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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5일 07시 00분


꽃샘 추위를 뚫고 최고구속 148km를 찍었지만 2.2이닝 4실점은 아쉬움이 남았다. 한화 박찬호가 14일 SK와 연습경기 도중 쌀쌀한 날씨 탓인지 입김을 불어 손을 녹이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꽃샘 추위를 뚫고 최고구속 148km를 찍었지만 2.2이닝 4실점은 아쉬움이 남았다. 한화 박찬호가 14일 SK와 연습경기 도중 쌀쌀한 날씨 탓인지 입김을 불어 손을 녹이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SK 연습경기서 국내무대 첫 등판…2.2이닝 4실점 호된 신고식

구속 148km 찍었지만 제구력 흔들려
공 62개 던져…
SK 타자들 선구안 굿!

“국내에서 직접 등판하니 감격스럽다”
“시설 열악”…추위에 부상 우려하기도


박찬호(39)가 한화 입단 이후 처음 한국 마운드를 밟았다. 박찬호는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2.2이닝 5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62개였고, 스트라이크는 35개였다. 폭투 2개를 기록하는 등 제구력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영상 5도의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직구 최고 구속 145km를 기록하는 등 구위에는 이상이 없었다. 구속이 2∼3km 높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 문학구장 전광판에는 148km가 찍히기도 했다. 박찬호는 직구(28개) 외에도 커브(6개), 슬라이더(16개), 체인지업(7개), 투심(4개), 슬러브(1개) 등을 고루 시험했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6회까지만 진행된 이날 경기에선 SK가 6-1로 이겼다.

○꽃샘추위 뚫고 전력투구로 145km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평균적으로 선발투수가 몸을 풀기 시작해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40여분이 걸린다. 준비과정에서 공은 30∼40개를 던진다”고 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예열과정에 더 신경을 쓴다. 정 코치는 “소요시간은 1시간, 공은 보통 10개 정도를 더 던진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낮은 기온 때문에 몸을 푸는데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경기 전 “투구수를 55∼60개 정도로 생각하지만 더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본인의 표현대로 “전력투구”를 하며 계획된 투구수를 모두 채웠다. 그는 “문학구장에는 포스트시즌을 관전하러 왔었는데, 이렇게 그라운드에 서니 약간 어색함이 있었다. 감격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SK 타자들 상대는 좋은 경험

박찬호는 자신의 투구에 대해 “직구 컨트롤이 잘 안됐고, 급해서 그런지 밸런스도 좋지 못했다. 집중력이 좀 떨어졌던 것 같다”고 평했다. 하지만 SK를 상대한 것이 좋은 경험이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SK는 한국시리즈에 (5년) 연속 진출한 강팀이다. SK 타자들은 연구대상이었다. 외국에서도 눈여겨봤다. 특히 SK 타자들의 선구안과 파워가 좋았다. 약간 높은 코스의 공이 볼이 되면서 카운트가 불리하게 됐다”고 했다.

한국 무대 첫 실전 등판을 마친 박찬호(가운데)가 동기생 정민철 투수코치(왼쪽)가 등을 두드리는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한국 무대 첫 실전 등판을 마친 박찬호(가운데)가 동기생 정민철 투수코치(왼쪽)가 등을 두드리는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문학|김민성 기자


○이만수 “리베라 커터 보는 듯”

박찬호를 상대로 2안타를 때린 SK 정근우는 “추워서 100%를 다 발휘하진 못하신 것 같다. 하지만 볼끝이 좋았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각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투심이 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커터가 마리아노 리베라의 것을 보는 듯했다. 좌타자가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퀵모션(슬라이드스텝)도 1.22초가 나오더라. 타자들이 타이밍 맞추기가 쉽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보통 퀵모션은 1.3초 이내면 A급으로 분류된다. 정근우는 3회 도루를 기록했지만 “박찬호 선배가 견제를 많이 안하셨다. 퀵모션은 빨랐다”고 전했다.

○열악한 야구 인프라 지적

박찬호는 이날 날씨에 대해서는 “충분히 준비를 하고 나왔다”며 투구내용과 연관짓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야구 인프라에 대해선 짚고 넘어갔다. “4월까지도 좀 춥다고 들었는데, 시설이 열악한 것 같다. 추위에 떨다가 바로 나가야 하니까 부상 위험도 있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어렵다. 야구 인프라가 뒤처져 있어 안타까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오늘은 60개를 던졌는데, 선발투수면 시즌 전까지 100개까지 던져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15∼20개씩, 1이닝씩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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