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또 울렸다, 이번엔 서브로…

바로 이 맛이야. 대한항공 선수들이 1일 라이벌 삼성화재를 3-0으로 완파한 뒤 흥겨운 몸짓으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트위터@seven7sola

대한항공, 3-0 완승 원동력

서브득점 5개…막상막하 두팀 승패 갈라
삼성 정규리그 우승확정 놓쳐 큰 아쉬움
올시즌 상대 전적 4승2패…천적 재확인

삼성화재가 ‘천적’ 대한항공에 또 막혔다. 대한항공은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NH농협 프로배구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0(25-22 25-23 25-20)으로 눌렀다.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하면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패하면서 축포를 뒤로 미뤘다. 대한항공은 2위를 굳게 지켰다.

○천적 잡는 비결은 강 서브

대한항공은 그 동안 삼성화재만 만나면 작아졌다. 대한항공은 작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에 힘 한 번 못 써 보고 4연패했다. 올 시즌 초반 1,2라운드에도 삼성화재에 내리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3라운드부터 달라졌다. 대한항공은 3,4라운드에서 삼성화재를 3-2로 눌렀고 5,6라운드에서는 3-0 완승을 거뒀다. 4연승으로 천적 관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쯤 되면 대한항공이 삼성화재를 잡을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해진다.

이 질문을 받자 양 팀 사령탑 모두 웃음을 지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우리와 대한항공의 장단점은 딱 드러나 있다. 배구 승패의 관건은 전술이나 전략이 아니다. 연습했던 것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신영철 감독 역시 “알고도 당하는 게 배구다”고 동의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대항항공의 강 서브를 꼽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마틴과 김학민, 한선수 등 서브가 좋은 플레이어가 많다. 이들은 삼성화재에서 서브 리시브에 약점을 보이는 박철우와 가빈을 집중 공략한다. 서브가 잘 들어가면 대한항공이 잘 풀리고 서브 범실이 많아지면 삼성화재가 유리하다.

삼성화재 ‘주포’ 가빈의 봉쇄법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대한항공 서브가 잘 먹혀든다는 건 삼성화재 리시브가 불안하다는 것. 가빈에게 좋은 토스가 연결되기 힘들고 자연스레 위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대한항공이 경기를 주도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날 서브득점을 5개 기록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배구도사 석진욱이 좀처럼 보기 힘든 리시브 미스를 하는 등 수비가 전체적으로 좋지 못했다. 가빈은 24점을 올렸지만 범실을 9개나 저질렀다. 대한항공은 장점을 십분 살렸고, 삼성화재는 약점을 그대로 노출한 한 판이었다.

대한항공 김학민은 “이제 삼성화재가 우리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선수도 “삼성화재에 하도 많이 져서 이제는 두려운 것 없다”며 웃음 지었다. 신영철 감독은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우승할 것 같다. 우리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만일 챔프전에 오르면 삼성화재에 작년처럼 허무하게 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